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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선봉 나서자 북한 당ㆍ군ㆍ주민 ‘우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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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선봉 나서자 북한 당ㆍ군ㆍ주민 ‘우르르’

입력
2017.09.23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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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ㆍ군 간부 일제 집회… “반미 결전 총궐기”

총참모장 “남조선 깔고 앉아 조국통일 이루자”

北 신문 “온 나라가 증오ㆍ분노로 끓는 용암”

노병 “백악관에 수소탄 안고 들어가 불마당질”

북한 조선노동당 핵심 간부들이 22일 당 중앙위원회 회의실에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전날 발표한 성명에 호응하는 당 중앙위 본부 집회를 열고 '반미 결전'을 다짐했다고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23일 보도했다. 사진은 집회 모습. 연합뉴스
북한 조선노동당 핵심 간부들이 22일 당 중앙위원회 회의실에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전날 발표한 성명에 호응하는 당 중앙위 본부 집회를 열고 '반미 결전'을 다짐했다고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23일 보도했다. 사진은 집회 모습.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한 완전 파괴’ 발언이 내부 결속을 위한 북한 정권의 선동에 불쏘시개 노릇을 하는 형국이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초강경 대응’을 천명하는 맞불 성명으로 선봉에 나서자 당과 군, 주민이 ‘결사 보위’를 다짐하며 우르르 뒤따르고 있다.

23일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 노동당과 군부의 핵심 간부들은 22일 김 위원장의 전날 성명에 호응하는 집회를 각각 열고 ‘반미 결전 총궐기’를 별렀다. 방송은 먼저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 집회가 22일 당 중앙위원회 회의실에서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최룡해ㆍ김기남ㆍ최태복ㆍ리수용ㆍ김평해ㆍ리만건ㆍ오수용ㆍ김영철 등 노동당 부위원장들과 조연준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등이 참석한 이날 집회에서는 최룡해 부위원장이 김 위원장 성명을 낭독한 뒤 리만건 부위원장과 조연준ㆍ리영식 부부장 등이 연설했다고 통신은 밝혔다.

연설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 총회 기조 연설에서 한 ‘북한 완전 파괴’ 발언을 규탄하며 ‘미친 불량배’, ‘불망나니 깡패’, ‘늙다리’ 등 원색적 표현을 동원해 맹비난했다. 통신은 “그들(연설자)은 세계의 면전에서 온 세상을 향해 내뱉은 전대미문의 악담질은 명백히 우리 공화국에 대한 가장 포악한 선전포고이며 천만 군민을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에로 촉발시키는 기폭제로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어 “최고영도자(김정은) 동지께서 성명하신 바와 같이 우리 군대와 인민은 주체 조선의 존엄과 명예를 걸고 늙다리 미치광이 망발에 대한 대가를 받아낼 것이며 수령의 부름 따라 천만 군민이 총궐기하여 악의 제국을 반드시 불로 다스려 반미 대결전의 종국적 승리를 안아올 것이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통신은 또 같은 날 진행된 인민무력성 군인 집회에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과 리명수 총참모장, 박영식 인민무력상 등 총정치국ㆍ총참모부ㆍ인민무력성 간부들이 참석했다고 전했다. 황병서 총정치국장이 김 위원장 성명을 낭독하고 나서 리명수 총참모장이 연설했다.

리 총참모장은 연설에서 “미제와의 최후 결전을 위해 세기를 두고 준비해온 우리 식의 타격전은 일단 개시되면 가장 처절하고 몸서리치는 보복전으로 될 것이며 항복서에 도장을 찍을 놈도 없이 모조리 쓸어버릴 때까지, 미 제국주의를 이 행성에서 영영 없애버릴 때까지 중단 없이 벌어질 것”이라고 위협했다. 그러면서 “원수들이 우리 공화국의 영토와 영해, 영공에 단 한 점의 불꽃이라도 튕기려 한다면 세상이 알지도, 듣지도 못한 우리 식의 무자비한 선제타격으로 놈들을 모조리 쓸어버리고 남조선을 깔고 앉아 조국통일의 역사적 위업을 빛나게 이룩하자”고 군 장병들에게 호소했다.

특히 “모든 작전과 전투를 철두철미 수령 사수전, 수령 보위전으로 일관시키고 우리의 최고 존엄을 해치려는 적들의 모략책동을 사소한 움직임이라도 포착되는 즉시 무자비하게 짓뭉개버릴 것”이라고 맹세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2일 1면에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유엔 총회 연설에 대응해 발표한 성명 전문을 김정은 위원장이 성명문을 손에 들고 있는 사진과 함께 실었다. 연합뉴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2일 1면에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유엔 총회 연설에 대응해 발표한 성명 전문을 김정은 위원장이 성명문을 손에 들고 있는 사진과 함께 실었다. 연합뉴스

이날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북한 주민들의 ‘격앙된’ 반응을 대대적으로 소개했다. 신문은 ‘반드시, 반드시 불로 다스릴 것이다’라는 제목의 정론에서 “천만의 노성(怒聲)이 활화산처럼 터져 올라 온 강산을 무섭게 진동하고 있다. 온 나라가 증오와 분노로 펄펄 끓는 거대한 용암”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한 전쟁 노병은 “탁구알(탁구공)만한 수소탄을 만들어달라. 그러면 백악관에 안고 들어가 트럼프의 더러운 살덩어리가 한 조각도 남지 않게 깨끗이 불마당질 해버리겠다”고 신문에 말했다.

신문은 “인민이 터치는 노성, 인민이 뿜는 분노, 천만이 외치는 증오의 함성으로 수천만도(℃) 달아오른 분노의 용암, 복수의 거대한 활화산이 펄펄 끓고 있다”며 “조선의 분노, 이는 진짜 전쟁이 무엇인지 모르는 미제가 소스라치게 체험하고 꿈속에서도 악몽에 떨 무자비하고 철저한 복수전의 선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만약 우리에게 핵이 없었다면, 대륙간탄도로켓들이 없었다면 어찌 되었을 것인가. 벌써 이 땅은 시리아나 아프가니스탄, 리비아처럼 처참한 폐허가 되었을 것”이라고 자문자답한 뒤 “천만이 당의 두리(주위)에 성새로 뭉친 일심단결의 위력, 혼연일체의 위력이 진짜 조선의 국력”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김정은 동지를 위함이라면 목숨도 기꺼이 바칠 것이며 그 길에서 천만이 핵폭탄이 될 것”이라고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19일(미 뉴욕 현지시간) 유엔 총회 기조 연설에서 김 위원장을 ‘로켓맨’으로 부르며 “미국과 동맹을 방어해야 한다면 우리는 북한을 완전히 파괴 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김 위원장이 21일 국무위원장 명의로 초유의 직접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 연설 내용에) 상응한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 조치 단행을 심중히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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