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위를 달리고 있는 김태형 두산 감독은 22일 광주에서 열린 선두 KIA와 맞대결을 앞두고 “쉽지 않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KIA보다 잔여 경기가 3경기나 적기 때문에 확률적으로 1위 도전은 여전히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이날 맞대결에서 승리할 경우 얘기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몇 시간 뒤 현실이 됐다. 두산은 이날 장원준의 역투를 앞세워 헥터 노에시를 내세운 KIA를 6-0으로 잠재웠다. 이로써 두 팀의 격차는 단 0.5경기로 줄었다. KIA는 81승1무54패, 두산은 81승3무55패다. KIA는 8경기, 두산은 5경기를 남겨 놓은 가운데 결과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김태형 감독이 경기 전 “초반에 고전했는데 후반기에 선수들이 잘 해줘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말한 것처럼 이제 쫓기는 건 KIA다. 장원준은 선발 7이닝 동안 탈삼진 6개를 곁들여 5피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역투, 천금 같은 팀 승리를 이끌면서 시즌 13승(9패)째를 수확했다. 반면 다승 공동 선두 헥터는 6이닝 동안 7피안타(2피홈런) 3볼넷으로 5실점하며 시즌 19승 도전에 실패했다. 남은 일정상 한 번만 더 등판할 가능성이 높아 시즌 20승 달성은 사실상 무산됐다.
홈런 두 방이 균형을 깼다. 두산은 0-0으로 맞선 3회초 1사 후 9번 허경민의 우전안타에 이어 1번 민병헌의 선제 결승 좌월 투런포로 기선을 제압했다. 이어 4회에는 1사 후 6번 양의지의 우중월 솔로 아치로 3-0을 만들어 승기를 잡았다.
전날 5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한 롯데는 내친 김에 3위 자리까지 넘보게 됐다. 4위 롯데는 대전에서 한화를 2-0으로 꺾고 3위 NC와 승차를 없앴다. 승률도 소수 셋째 자리 차이(NC 0.5515, 롯데 0.5507)로 밀릴 뿐이다. 정규시즌 4위는 5위 팀과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러야 하고, 3위는 준플레이오프에 직행해 단기전에서 차이가 크다. 이날 승리로 롯데는 시즌 76승(2무62패) 고지를 밟고 팀 한 시즌 최다승 기록도 경신했다. 롯데의 종전 한 시즌 최다승 기록은 1999년에 세운 75승이다.
롯데 에이스 조쉬 린드블럼은 7이닝 동안 106개의 공을 던지면서 안타는 2개만 내주고 8개의 삼진을 쓸어 담아, 한화 타선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린드블럼은 시즌 4승(3패)째를 따냈고 한화를 상대로는 지난해 7월22일부터 3연승을 거둬 유독 강한 면모를 이어갔다. 롯데는 0-0으로 맞선 4회초 2사 1ㆍ2루에서 앤디 번즈의 좌월 2루타로 선취점을 냈다. 6회초에는 강민호와 김문호의 연속 2루타를 묶어 한 점을 추가했다. 팀 에이스와 세이브 1위 손승락이 버틴 롯데에 2점이면 충분했다. 손승락은 9회 등판해 1이닝을 삼자범퇴로 막고 시즌 36세이브(1승3패)째를 올렸다. 세이브 2위인 NC 임창민(29세이브)이 6경기를 남겨 놓아 손승락은 세이브왕을 확정했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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