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을 “부부싸움 때문이었다”고 주장을 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명박(MB) 정권에서 정무수석을 지냈던 정 의원의 발언을 ‘최악의 막말’로 규정, 응분의 책임을 반드시 묻겠다며 격노했다.
정 의원은 지난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노 전 대통령의 자살은) 권양숙씨와 아들이 박연차씨로부터 수백만 달러의 금품 뇌물을 받은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뒤 부부싸움 끝에 권씨는 가출하고, 그날 밤 혼자 남은 노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최근 박원순 서울시장이 “최대 정치보복은 이명박 대통령이 노무현 대통령에게 가한 것”이라고 언급한 것에 대해서도 “이 말은 또 무슨 궤변인가. 노무현을 이명박이 죽였단 말인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정 의원은 특히 “그 한을 풀겠다고 지금 이 난장(MB 정권 관련 수사)을 벌이는 것인가”라며 “적폐청산을 내걸고 정치보복의 헌 칼을 휘두르는 망나니 굿판을 즉각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21일에도 이 전 대통령 측의 주장이 담긴 기사를 페이스북에 링크하며 “우파의 적폐가 있으면 좌파의 적폐도 있을 터. 불공정한 적폐청산은 갈등과 분열, 사회적 혼란만 남길 뿐”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정 의원 발언이 논란이 되자 민주당은 22일 강하게 반발했다. 김현 대변인은 “홍준표 대표가 아방궁 발언으로 생전에 노 대통령을 그렇게 괴롭히더니 정 의원까지 파렴치한의 대열에 합세했다”며 “형언할 수 없는 최악의 막말로 노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정진석 의원은 정치적, 법적, 도의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정 의원 발언은 명백한 허위사실 유포이자 사자에 대한 명예훼손에 해당된다”며 “정치인 이전에 사람으로서 가져야 할 기초적 예의조차 없는 최악의 막말과 망언”이라고 거듭 비판했다.
정 의원 측은 일단 상황을 주시하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정 의원 측 핵심관계자는 “글의 내용중 일부는 팩트(사실)인 것 아니냐”고 반문한 뒤 “아직 글을 삭제하거나 민주당 측의 입장에 반박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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