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둥 소재 항만개발사 대표 왕모씨
중국 당국 수사받던 중 종적 감춰
“대북제재 불구 북한과 뒷거래”
북한의 자금 세탁에 연루된 혐의를 받던 중국인 기업가가 갑자기 도주한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1일 북중접경 대북소식통을 인용한 일부 언론 보도에 따르면 북한으로 유입된 자금을 세탁하는 데 도움을 준 혐의로 중국 당국의 수사선상에 올라 있던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 소재 모 항만개발기업 대표 왕모씨는 최근 돌연 종적을 감췄다. 한 소식통은 “단둥항이 지난해 2월부터 북한선박과 북한 항구를 거쳐 온 외국 선적 선박에 입항금지 조치를 내리는 등 대북 제재를 했는데, 이는 단둥항을 보유한 해당 기업의 입김 때문”이라며 “하지만 당국은 이 업체가 북한과 뒷거래를 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중국 공안은 현재 그의 행방을 추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왕 대표가 잠적한 것은 순순히 당국 조사를 받을 경우 앞서 북한과의 ‘검은 거래’ 사실이 발각된 다른 중국인 기업가들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 당분간 시간을 벌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지난해 9월 전후 북한의 핵ㆍ미사일 개발에 연계된 혐의로 당국 조사를 받은 랴오닝(遼寧) 훙샹(鴻祥)그룹의 마샤오훙(馬曉紅) 전 대표는 구속된 데 이어, 보유 중이던 중국 시중은행 주식 전체를 처분하는 등 경제계에서 사실상 강제로 퇴출됐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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