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날(4월 22일)이 지구 환경과 자원에 대해 세계 국가와 기업, 시민의 책임의식을 환기하는 날이라면, 오늘 ‘원 웹 데이(One Web Day)’는 사이버세계(인터넷)의 환경과 자원을 환기하고 그 가치를 제고하자는 취지의 날이다. 말하자면 사이버 지구의 날이다.
지구의 날은 1969년 캘리포니아 산타바바라 기름유출 사고를 계기로 당시 한 하버드생과 상원의원이 의기투합해 제정했고, 원 웹 데이는 법학자이자 컴퓨터 정보과학자인 미시간대 수전 크로포드(Susan P. Crawford, 1963~) 교수의 주도로 2006년 제정됐다. 크로포드는 “누구나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도로나 에너지, 상수도처럼, 이제 시민의 삶은 인터넷에 의존하게 됐다. 그런 인터넷을 당연하게 이용만 할 게 아니라 그 가치를 공유하며 정치적으로 옹호하고, 그 역동성을 지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 세계 수많은 웹 리더들과 네티즌이 거기 동조했다.
원 웹 데이는 기념일인 동시에 인터넷 민주화를 위한 비영리법인 형식의 국제 비정부기구이기도 하다. 원 웹 데이는 매년 이날 특별한 주제를 정해 뉴욕과 런던, 인도 콜카타, 호주 멜버른 등 주요 도시를 순회하며, 혹은 동시 다발적으로, 포럼을 열고 보고서를 채택하기도 한다. 가령 2015년 원 웹 데이의 주제는 ‘Connecting the Next Billion(새로운 십억 명과 접속하기)’였다. 인터넷 거버넌스 포럼(IGF)에 따르면 2016년 인터넷 접속자 수는 약 30억명. 네트워크의 개방성 원칙을 재확인하고, 디지털 격차(Digital devide) 즉 기술적ㆍ정치적ㆍ경제적 제약 때문에 웹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을 줄여 나가는 데 협력하자는 취지였다. 2009년 주제는 정보 민주주의였다. 사이버 자원을 최대한 공유하자는 원칙 하에 관련 정책 등을 입안하는 과정이 더욱 민주화돼야 한다는 문제제기였다. 원 웹 데이의 정신은 한마디로 ‘오픈 웹’이다.
수전 크로포드는 2005~08년 국제인터넷주소관리기구(ICANN) 이사를 지냈다. 그는 통신망 제공 사업자는 모든 콘텐츠를 동등하고 차별 없이 처리해야 한다는 이른바 ‘망 중립성(Net Neutrality)’ 원칙의 강력한 옹호자 중 한 명으로, 2009년 미 오바마 행정부의 과학기술혁신정책 특별보좌관을 지내기도 했다. 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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