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한 미녀 톱스타가 용기 내 미혼모임을 고백했다가 생면부지로부터 물병을 맞는다. 이 톱스타는 딸의 초경 시기를 모른다고 혼쭐도 났다. 영화 '이웃집 스타'(감독 김성욱)다.
영화는 시종일관 워킹맘을 못살게 군다. 톱스타 혜미(한채영 분)는 화내고, 당황해하고, 긴장하느라 바쁘다. 그는 15년 전 아이를 출산했고 미혼모인 건 숨긴 채 계속 일을 해왔다. 스타와 엄마, 그 가운데서 갈팡질팡 힘들어하던 혜미는 결국 연예계를 은퇴하고 엄마로 살겠다고 선언한다. 이 눈물의 고백을 보던 타인이 대뜸 '우리를 속인 거냐'며 물병을 던진다. 왜지? 낳은 딸을 버린 것도 아니고, 한 집(엄밀히 말하자면 내부가 연결된 두 집)에서 3대가 함께 살고 있는데.
모녀와 한 남자의 삼각관계 비슷한 분위기도 도무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난감하다. '팬심'으로 깔끔하게 포장할 수 없었을까? 지훈(임슬옹 분)과 몸을 겹쳐 넘어졌을 때, 팝콘을 먹다 지훈과 손이 닿았을 때. 소은(진지희 분)은 이미 성숙한 여성처럼 보였다.
이야기 전개는 내내 우연으로 점철된다. 혜미가 유학으로 실어증에 걸린 학생과 대면한 타이밍, 약속이나 한 것처럼 모든 등장인물이 한 곳에 모인 마지막 신은 놀랍지도 않다. 그런 가운데 클리셰는 놓치지 않는다. 분명 처음 보는 영화인데도 다음 대사를 맞히는 기적, "떡볶이가 너무 매워요" 등이 있다.
전체적으로 설득력의 부재가 문제다. 그러다 보니 웃음을 노린 장치도 제 힘을 발휘하지 못 한다. 중학생을 피하려고 쓰레기통에 몸을 구겨 넣는 혜미는 웃기지도, 측은하지도 않다. 황당하다.
연기라도 이 영화를 볼 이유가 되어주길 바랐는데, 아니었다. 한채영의 연기는 부자연스럽고, 일부 조연 배우나 카메오도 별반 도움이 안 된다.
1시간 38분은 생각보다 굉장히 긴 시간이다. 시간은 가는데 도무지 끝을 향해 가지 않으려는 이야기를 보면서 클라이맥스는 일찌감치 포기했다. 98분, 12세 관람가.
강희정 기자 hjk07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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