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21일 한미일 정상회담 앞두고 보도
“대북강경론 트럼프-아베한테서 고립될 수도”
유엔총회에 참석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한미일 3자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로부터 ‘이상한 사람(odd man)’ 취급을 당할 수 있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20일 보도했다. 북한 핵ㆍ미사일 개발 위협에 대한 대응 방식에 있어 문 대통령이 두 사람과는 다른 접근법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북한에 대한 군사 옵션을 연일 거론하는 등 대북 강경노선에서 ‘찰떡 궁합’을 자랑하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미국이 우리와 동맹국을 방어해야만 하는 상황이 되면 북한을 완전하게 파괴할 것”이라고 초강경 메시지를 내 놨다. 아베 총리도 이튿날 연설을 통해 “(북한에 대해) 지금 필요한 일은 대화가 아니라 압박”이라며 “미국의 대북 태도를 일관되게 지지한다”고 했다. 반면 문 대통령은 대북 압박에 대해선 동의하면서도 ‘군사적 행동’에는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하며 ‘대화에 의한 해결’을 줄곧 주장하고 있다.
때문에 이번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은 “스스로 ‘이상한 사람’이 됐음을 깨달을 가능성이 있다”는 게 NYT의 전망이다. 신문은 “문 대통령은 다른 두 사람(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한테서 고립된 것처럼 보인다.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개인적으로 가까운 ‘케미’를 활용, 미국의 입장을 한국에 강요할 것”이라는 이원덕 국민대 교수의 말을 전했다.
특히 최근 북한의 6차 핵실험 등 연이은 도발에 문 대통령이 종전보다는 강경한 대북 경고를 날리고는 있긴 하지만, 이마저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NYT는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접근법은 북한의 반발만 불러 미사일 발사를 더욱 부추길 것으로 보는 문 대통령 지지층의 반발 탓에 그의 국내 입지가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NYT는 “현재 문재인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