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언론 보도 파문
“北에 유화적인 文대통령에 우려”
유엔 총회에 참석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진행된 오찬자리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에게 “북한을 봉쇄하는데 힘이 필요하다”면서 “(아베)신조는 힘이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서는 “힘이 없다”고 지적했다는 일본 언론 보도가 나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두 정상을 비교해 언급한 내용이 알려지긴 처음이어서 사실일 경우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산케이(産經)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 자리에서 “신조(아베 총리)에게는 힘이 있다”고 말한 뒤 미군이 대북 군사공격을 단행할 경우 일본의 협력과 후방지원 등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고 20일 보도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서는 “힘이 없다”고 지적했다며 “(문 대통령이) 북한에 유화적이라는 점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우려를 드러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총회 연설에서 미국이 방어를 해야 하는 상황이 되면 “북한을 완전히 파괴할 수밖에 없다”고 발언한 데 대해서도 아베 총리에게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아베 총리에게 “북한은 일본을 초토화하겠다고 했다. 놀랄만한 성명이다. (그래서 내가) 심상치 않은 상대를 향해 유엔 연설에서 엄한 말을 했다”고 밝혔다고 산케이는 전했다. 이날 오찬은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주재로 진행됐으며 트럼프는 아베 총리의 옆자리에 앉았다.
요미우리(讀賣)신문도 비슷한 내용을 보도했다. 아베 총리와 동행한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대치하는 데에는 힘이 필요하다. 신조(아베 총리의 이름)는 강하다”며 북한의 도발을 제어하기 위한 협력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두 정상이 나란히 앉아서 식사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바람에 따른 것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도쿄=박석원 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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