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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담배, 동남아 등 신흥시장서 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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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담배, 동남아 등 신흥시장서 활로

입력
2017.09.2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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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전 최대 시장 러시아 공장 설립

카자흐 등 주변국도 수출 길 열려

“유럽서 글로벌 기업들과 결전”

1988년 국내 담배시장 개방 후

중동ㆍ러 이어 동남아ㆍ북중미 진출

작년 487억 개비 판매… 18배 성장

한국 담배가 해외에서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 KT&G의 담배를 몽골 판매점 모습. 지난해 몽골에서 KT&G 담배는 7억5,000만 개비가 팔렸다. KT&G 제공
한국 담배가 해외에서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 KT&G의 담배를 몽골 판매점 모습. 지난해 몽골에서 KT&G 담배는 7억5,000만 개비가 팔렸다. KT&G 제공

21일 KT&G 본사에 러시아 법인으로부터 희소식이 날아왔다. 러시아는 KT&G가 2010년 칼루가주 보르시노 공단에 담배공장을 짓는 등 오랫동안 공들여온 시장인데, 러시아 법인을 통해 내달부터 카자흐스탄, 아르메니아, 키르기스스탄, 벨라루스 등 러시아와 상호 무관세 협정을 맺고 있는 유라시아경제공동체(EAEC)로 담배 수출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KT&G 관계자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기 위해 공략해온 러시아 주변국들이 마침내 열렸다”며 “향후 글로벌 담배회사들과 진검 승부를 겨룰 유럽 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칼루가주 보르시노 공단에 자리한 KT&G 담배 공장. KT&G 제공
러시아 칼루가주 보르시노 공단에 자리한 KT&G 담배 공장. KT&G 제공

모스크바의 거리에선 가느다란 한국 담배 ‘에쎄’를 입에 문 흡연자들을 쉽게 볼 수 있을 정도로 러시아 애연가들에게 KT&G의 인기는 매우 높다. 독한 보드카를 즐기는 러시아인들이 담배만큼은 에쎄의 가볍고 부드러운 맛에 흠뻑 빠져든 것이다. 모스크바 담배판매점의 89%가 에쎄를 취급하고 있고, 러시아에서 팔리는 에쎄는 연간 40억 개비를 넘어섰다.

러시아만이 아니다. KT&G의 담배는 세계 50여 개국에 수출된다. 2015년부터는 해외 판매량이 국내 판매량을 추월해 본격 수출 중심의 글로벌 기업으로 커가고 있다.

KT&G가 수출에 나선 건 1988년 국내 담배 시장이 개방되면서부터다. 외국계 담배회사의 공격적 마케팅에 직면한 KT&G는 국내 시장 수성과 함께 해외로도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KT&G는 우선 반미 감정과 위험한 시장 상황을 이유로 글로벌 담배회사들이 진입하기 주저하던 이란, 터키 등 중동국가들을 타깃으로 삼았다. 이후 러시아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고, 최근엔 동남아와 북중미 등 신흥시장으로 판로를 적극적으로 넓혀왔다.

현지 생산 공장을 늘린 것도 해외 시장 확대에 한몫했다. 2008년 터키, 2009년 이란에 현지 공장을 세웠으며, 2010년에는 최대 담배소비 시장 중 하나인 러시아에도 공장을 설립했다. 2011년에는 인도네시아 현지 직원 3,000명 수준의 6위 담배 기업을 인수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왔다.

KT&G의 담배 수출 성장은 지난 2002년 민영화가 전환점이었다. 공기업 시절이던 1999년 26억 개비였던 해외 판매량은 민영화 첫해인 2002년 214억 개비로 늘어났고, 이듬해에는 309억 개비로 증가했다. 지난해 KT&G의 해외담배 판매량은 2015년 대비 4.7% 증가한 487억 개비를 기록해 2년 연속 최고 판매량을 경신했다. 이는 1999년 판매량과 비교해 무려 18배 이상 성장한 수치다. 작년 해외 판매액은 8억1,208만달러(9,193억원)에 이르렀고 이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해 12월 무역의 날 행사에서 ‘7억불 수출탑’을 수상하기도 했다.

중동과 러시아 등의 주력 시장 외에도 최근엔 몽골과 동남아 등의 신흥 시장 성장이 눈에 띈다. 올해 상반기 주력 시장을 제외한 신흥시장 매출은 134억 개비로 전년 동기 대비 34%나 증가했다. 이는 상반기 해외 판매량의 약 48%에 해당한다. 2010년 15.4%에 불과하던 신시장 판매 비중에서 약 3.2배 성장한 것이다.

KT&G의 담배를 취급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판매점 모습. KT&G 제공
KT&G의 담배를 취급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판매점 모습. KT&G 제공

요즘 KT&G 담배 인기가 가장 뜨거운 곳은 세계 4위 규모의 담배시장을 가지고 있는 인도네시아다. KT&G는 2011년 현지 기업 트리삭티를 인수하고 ‘현지 맞춤형’ 제품을 선보여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한류열풍이 뜨거운 대만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KT&G는 대만에 부는 한류와 함께 젊은 층을 겨냥한 제품들이 소비자들에게 사랑을 받으면서 시장 안착을 이끈 것으로 분석했다.

KT&G 관계자는 “몽골을 비롯해 아프리카, 중남미 지역도 최근 매출이 급성장하고 있다.”며 “올해 상반기 역시 해외 판매량이 지난해에 비해 17% 성장하는 등 순항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성원 선임기자 sungw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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