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법게임과 원정 도박, 그리고 뎅기열 핑계를 대며 대중을 속였던 방송인 신정환이 복귀했다. 7년 만에 대중 앞에 다시 선 그는 진정성을 주장했다. 그의 진정성에 대해 대중들이 받아들일 것인지는 아직 미지수다.
21일 오후 2시 서울 마포구 상수동 한 카페에서는 신정환의 복귀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날 기자회견이 시작되기 직전 신정환의 소속사 코엔스타즈 측은 “소속사 내에서도 의견이 분분했고 고민이 많았던 자리다. 지금이 좋은 시작이 됐으면 좋겠다. 신정환의 강한 요청에 의해 진행됐다. 신정환에게는 조심스러운 용기이고 회사 입장에서는 큰 모험이다”라고 운을 뗐다. 마이크를 넘겨받은 신정환은 “고개를 떳떳이 들고 이야기 하는 것이 어색한 건 맞다. 앞으로 실망시키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기 위한 자리라고 말하고 싶다”라며 기자회견을 준비한 이유를 밝혔다.
신정환은 앞서 2005년 서울 압구정동 한 카지노 바에서 불법 게임을 해 논란이 됐으며, 이후 2010년에는 필리핀 원정 도박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특히 원정 도박 사실이 알려지자 뎅기열에 걸려 귀국하지 못했다고 거짓 해명하면서 논란을 키운 바 있다. 2011년 가석방으로 출소된 뒤 그는 2014년에 결혼했으며 싱가포르에서 빙수 사업을 하고 있는 중이다.
신정환은 당시 사건이 터졌을 때 왜 바로 사과하지 못했냐는 질문을 받고 “2010년 필리핀에 휴가 차 놀러갔을 때 사건이 있었다. 내가 그때 왜 그랬는지, 남자답지 못했는지 아직도 후회한다. 당시 너무 많은 보도로 인해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았다. 현지 사시는 지인이 현지에서 뎅기열이 유행하고 있으니까 그렇게 말하지 않겠냐고 하셨다”며 “어찌됐든 내 불찰이고 잘못이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내가 평생 빚진다는 생각으로 갚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지난 7월 신정환은 팬카페에 “아이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빠가 되고 싶다”며 복귀 심정을 밝혔었다. 이에 대해 개인적인 마음으로 복귀를 하려고 하느냐는 비판을 듣기도 했다. 이에 대해 신정환은 “가장 처음 생각난 것은 나를 좋아해줬던 대중이었다. 큰 빚을 졌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갚아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었다. 글을 올릴 당시엔 아이가 나오기 직전이었다. 밤에 글을 올리다가 나도 모르게 아이 얘기를 쓴 것 같다. 아이 때문에 복귀하는 거냐고 물으시면 신중하지 못했다고 말씀을 드릴 수밖에 없다. 대중 앞에 설 수 있는 용기를 준 것이 아이의 영향이 있었기 때문에 언급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가 복귀한 프로그램은 Mnet ‘프로젝트 S 악마의 재능기부’으로 지난 14일 첫 방송됐다. 신정환은 “평소에 제일 친한 탁재훈과 단둘이서 스태프도 없이 자유롭게 촬영을 하니까 자연스럽고 안정적이 되는 것 같다. 탁재훈은 내가 당황하고 어색해 하는 모습을 처음 보기 때문에 많이 웃어줬다”라고 말했다.
방송에서 조심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에 대해서는 “내가 누가 시킨다고 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나도 모르게 방송에서 나온 자세가 됐다. 아직까지 표정관리도 조심스러운 게 사실이다”라며 “지금 3~4회 정도 촬영 중이다. 회가 갈수록 더 자연스럽고 솔직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지켜봐 달라”라고 이야기 했다.
복귀 및 첫 방송 이후에도 논란은 여전했다. 함께 출연하는 탁재훈 역시 함께 좋지 않은 말을 듣는 것에 대해 신정환은 “룰라 때는 인터넷 댓글이 없었다. 인터넷 댓글이 생긴 이후부터는 내가 인기 있을 때도 이미지는 계속 안 좋았다”며 “복귀 후회는 없다. 탁재훈이 선뜻 같이 하겠다고 했을 때는 솔직히 걱정이 많이 됐다. 탁재훈이 복귀를 잘 했는데 어려운 나와 다시 함께 하겠다는 것에 고마움이 컸다. 지금 탁재훈이 나와 함께한 걸 후회할 것이다. 본인 댓글이 늘어난 걸 알았다”고 재치 있게 대답했다.
마지막으로 신정환은 “방송을 복귀하면서 마이크 채워주시는데 이 소중한 것을 이전에는 왜 못 느꼈을까 생각했다”며 “보기 불편한 사람이 있을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모두의 사랑을 받을 수는 없다. 진정성을 조금이라도 보여드려서 한분이라도 마음을 돌리고 싶다는 마음이 있다. 조금씩 다가가면서 일어나는 모습을 보여주면 웃으시는 시청자분들도 있지 않을까 싶다.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알 수 없지만 준비가 돼 있다”라고 이야기 했다.
이주희 기자 lee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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