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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더치페이 문화 확산에 간편송금 시장도 쑥쑥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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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더치페이 문화 확산에 간편송금 시장도 쑥쑥 성장

입력
2017.09.2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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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하루 31만건 이용…4.5배↑

토스·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 등

핀테크업체 송금앱들이 주도

젊은층 점심시간대 이용 많아

직장인 윤모(29)씨는 지난 1월 결혼하는 회사 동기를 위해 믹서기 선물을 준비했다. 윤씨가 먼저 36만366원을 결제하고 동기 17명이 정확히 2만1,198원씩 분담했다. 윤씨가 이처럼 ‘각자내기(더치페이)’를 쉽게 할 수 있었던 건 간편송금 애플리케이션(앱) ‘토스’ 덕분이었다. 앱에 총액을 입력하고 나눠낼 16명을 연락처에서 선택하면 그들에게 더치페이 메시지가 전달된다. 윤씨는 “요즘엔 친구 모임에서도 더치페이가 철저해 간편송금 서비스를 꾸준히 이용한다”고 말했다.

공인인증서나 계좌번호 없이도 송금이 가능한 ‘간편송금’ 시장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젊은층 사이에 더치페이가 생활화되면서 업체마다 서비스를 내놓으며 경쟁도 가열되고 있다. 특히 기존 금융사보다 핀테크(금융+기술) 업체들이 내놓은 송금앱들이 압도적인 시장 지지를 받고 있다.

2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1분기 하루 평균 간편송금 이용건수는 31만2,000건, 이용금액은 176억원에 달했다. 이는 1년 전보다 각각 4.5배, 7.7배 급증한 수치다. 특이한 건 이러한 실적 대부분을 금융사가 아닌 ‘전자금융업자’가 주도(전체 이용건수의 93.1%, 이용금액의 97.0%)했다는 점이다. 여기서 전자금융업자란 토스,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페이코와 같은 송금 플랫폼을, 금융사는 은행과 카드사를 뜻한다.

최근 국내 간편송금 서비스의 대표주자는 토스다. 2015년 2월 핀테크 스타트업 비바리퍼블리카가 출시한 앱으로 연락처 기반 송금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달 현재 앱 누적 다운로드 횟수 1,100만건, 누적 송금액 7조5,000억원을 돌파했다. 토스는 공인인증서나 보안카드가 없어도, 심지어 상대방의 계좌번호를 몰라도 연락처에 저장된 전화번호만 있으면 10초 안에 송금이 가능하다. 상대방이 토스 이용자가 아니어도 상관없다. 토스는 작년 12월부터 더치페이 서비스도 선보여 시행 중이다. 지난 19일 금융위원회가 신용카드 더치페이 서비스를 이르면 내년쯤 도입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이보다 훨씬 앞선 셈이다.

간편송금 시장은 작년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가 뛰어들면서 더 커졌다. 특히 메신저를 기반으로 한 카카오페이는 지난 8월 간편송금액이 2,300억원을 돌파, 전월(970억원)의 두 배 이상 늘었다. 카카오페이는 카카오톡 채팅창에서 바로 대화 상대방에게 송금이 가능해 다른 앱을 구동할 필요가 없다.

이처럼 간편송금 시장이 커진 건 더치페이 문화가 확산된 영향이 크다. 카카오페이 분석에 따르면 간편송금의 주 고객층은 더치페이나 모임 회비, 경조금 등 간편 송금에 대한 수요가 많은 20~30대 사회초년생이다. 하루 중 송금을 가장 많이 하는 시간대는 점심시간인 낮 12시~오후 1시로 나타났다. 송금앱을 애용하는 직장인 전모(30)씨는 “동료들과 돌아가면서 밥을 사기엔 매번 가격이 달라 꺼려지고 식사 후 커피까지 마시는 경우 그때마다 소액씩 카드 결제를 하기엔 귀찮다”고 말했다.

최근엔 시중은행들도 간편송금 서비스에 가세하면서 전반적인 서비스 질도 높아지고 있다. 간편송금 앱과 인터넷전문은행 돌풍에 자극 받은 은행들은 그간 고집하던 공인인증서도 걷어내고 있다. 이지언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간편송금 서비스 초창기 핀테크 업체가 시장을 잠식할 거란 경고에도 은행들은 ‘송금 만으론 별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초기 대응이 늦었다”고 지적했다. 정유신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는 “은행은 자본력과 대출이란 무기가 있기 때문에 향후 디지털 플랫폼에서 다양한 융합 서비스들을 내놓을 것이고 소비자들의 선택권도 그만큼 넓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재희 기자 luden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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