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취임 후 첫 간담회서 밝혀
이동걸 신임 KDB산업은행 회장이 20일 “금호타이어를 살릴 의지가 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취임 후 첫 간담회를 갖고 사견을 전제로 “금호타이어는 주주와 근로자, 채권단, 지역사회 등 이해 당사자들이 모두 협조해서 고통을 분담하면 충분히 회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측이 제출한 자구계획안에 대한 평가는 이와 별개라는 점을 강조했다.
은행 채권단이 최대주주인 금호타이어는 지난 12일 중국기업 더블스타와의 매각이 최종 결렬됐다. 주채권은행인 산은은 현재 박 회장 측으로부터 자구계획안을 제출 받아 검토 중이다.
이 회장은 “지난 20여 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구조조정 제 1원칙이 독자생존 여부라는 점은 변함이 없다”며 “우리가 금호타이어의 회생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본 큰 그림 안에서 자구계획안이 실행가능하다고 보면 박 회장에 회사를 맡기는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박 회장을 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김대중 정부 시절(1998년) 대통령비서실 행정관으로 있으면서 재벌 개혁 실무를 담당했고, 2003년 카드대란 때는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아 구조조정을 이끌었다.
산업은행을 비롯한 8개 금융사로 구성된 주주협의회는 이르면 내주 초 회의를 거쳐 금호타이어의 향방을 결정할 방침이다. 그는 “평가가 끝날 때까지 박 회장을 의례적으로 만날 생각도 없다”며 확실히 선을 그었다.
올해 초 대규모 유동성 지원을 한 대우조선해양의 현 상태에 대해서는 “위험한 고비를 넘긴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 회장은 “2차 추가지원금 계획이 2조9,000억원이었는데 6,000억원만 들어간 것은 유동성이 개선됐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회생 가능성은 조선업황 전망에 따라 달라질 것 같다”고 말했다.
대우건설 매각은 본래 계획대로 실사 단계를 거쳐 이달 말 매각공고를 내고 절차를 거쳐 내년 초 매각을 매듭지을 계획이라고 이 회장은 밝혔다.
산업은행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는 “일자리 창출과 4차 산업 육성 등 문재인정부의 국정 철학을 지켜나가면서 점진적으로 대기업 지원은 줄이고 창업 및 벤처 기업을 집중 지원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강아름 기자 sara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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