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션 ‘사이버폭력 백신’
다운로드 1만8000건 달해
“교육자료 활용” 문의 쇄도
전국에서 빈발하는 청소년 폭력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광고회사 이노션 월드와이드가 제작한 학교폭력 간접체험 애플리케이션(앱) '사이버폭력 백신'이 국내외에서 주목받고 있다.
20일 이노션에 따르면 4월 개발한 '사이버폭력 백신' 앱의 현재 다운로드 수는 1만8,000여건에 달한다. 이 앱을 내려받아 실행하면 “지금부터 당신은 사이버폭력의 피해자가 됩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자신의 휴대전화로 “우리 학교 X따, 학원에서도 X따 라며?” “XX이 나대고 지X이야 미친 ㅋㅋ” “맞고 다니게 생겼네” 등 폭언, 욕설이 지속해서 전송된다. 또 페이스북에 가해자 앞에서 피해자가 무릎 꿇고 고개 숙인 장면 등이 담긴 사진이 게시되거나 “남자 좋아한다며 나랑 만나자” 등의 성희롱 문자 메시지도 전달받는다. 이 모든 것은 가상이지만, 이용자들이 학교폭력이나 사이버 따돌림 등을 마치 실제 상황처럼 체험할 수 있다.
학교 폭력을 뉴스로만 접했던 네티즌들은 이 앱을 이용한 뒤 "이제 왕따의 기분을 알 것 같다" "3분만 체험해도 많은 것을 깨달을 수 있다" "어른들이 알아야 할 좋은 앱" 등의 후기를 남겼다. 앱을 통해 참여할 수 있는 사이버 학교폭력 근절 캠페인에도 8,000명 이상이 서명했다. 오프라인에서도 대전경찰청을 비롯한 17개 학부모ㆍ교육 단체가 캠페인 참여 의사를 밝히고, 일선 학교에서 앱을 교육자료로 활용하겠다고 문의하는 등 호응이 쇄도한다고 이노션은 소개했다.
이 앱은 또 세계 3대 국제광고제로 꼽히는 '클리오 광고제'에서 최첨단 기술 및 광고 기법을 활용해 마케팅 솔루션을 제시한 광고에 수여되는 ‘이노베이션(Innovation)’ 부문 동상을 받으며 호평을 받았다. ‘모바일 앱’이라는 플랫폼을 통해 사이버폭력을 생생히 재현한 것은 물론 사이버 학교폭력 근절을 바라는 서명도 진행해 심사위원들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노션 관계자는 “실제 학생들이 겪었던 사이버 폭력을 바탕으로 재구성했기 때문에 호응이 좋은 것 같다”며 “누구나 한 번쯤은 이 앱을 내려받아 사이버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해 보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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