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30ㆍLA 다저스)의 포스트시즌 선발 꿈이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 류현진과 경합을 벌였던 일본인 투수 마에다 겐타도 마찬가지다.
미국의 유력 일간지 LA 타임스는 20일(한국시간) '다저스는 류현진과 마에다 겐타에게 포스트시즌 구원투수로 기회를 주기로 했다'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이 제목만 보면 선발투수로는 일찌감치 데이브 로버츠 감독의 구상에서 없었던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로버츠 감독은 이날 필라델피아와 원정경기를 앞두고 "류현진과 마에다 겐타는 남은 정규시즌 2주간 포스트시즌 불펜 오디션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다저스는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와 29년 만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위해 영입한 일본인 투수 다르빗슈 유, 그리고 알렉스 우드와 리치 힐로 1~4선발까지 견고하게 구성돼 있다. 한 때 부진한 다르빗슈의 대안으로 후반기 호투한 류현진이 떠오르기도 했지만 어디까지나 언론과 여론의 시각이었을 뿐이다.
LA 타임스는 "커쇼, 다르빗슈, 우드, 힐로 4선발을 구성한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며 "이제 다저스는 류현진과 마에다의 포스트시즌 활용법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고 적었다. 비록 류현진이 선발 자리를 꿰차지 못한 건 아쉽지만 불펜으로라도 ‘가을의 고전’에 나갈 수 있다면 영광스러운 일이다. 포스트시즌을 앞둔 다저스의 불펜진은 좌ㆍ우완 등 구색을 감안하면 선발 마운드에 비해 그다지 위력적이지 못하다는 평이다.
류현진은 올 시즌 23경기(22경기 선발)에 등판해 5승7패, 평균자책점 3.46을 기록했다. 특히 후반기에는 9경기에서 2승1패, 평균자책점 2.36의 빼어난 투구를 했다. 우완인 마에다의 올 시즌 성적은 12승6패, 평균자책점 4.21이다.
류현진은 불펜으로도 한 차례 합격점을 받았다. 지난 5월26일 세인트루이스와 홈경기에서 2013년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불펜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당시 6-3으로 앞선 6회초 등판해 4이닝 동안 2피안타 2탈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막고 빅리그 첫 세이브를 거뒀다.
하지만 LA 타임스는 "류현진은 호기심의 대상"이라며 "올스타 휴식기 이후 그는 9경기에 선발 등판해 평균자책점 2.36을 기록했지만, 경기를 지배한 경우는 많지 않았다"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릭 허니컷 투수코치도 “2015년 어깨 수술 전력으로 인해 실전에 투입되려면 긴 예열 과정이 필요하다"면서 "구원투수로서는 그런 준비 과정을 거치기가 불가능하다"며 우려를 보였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