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메이 총리와 회담으로
안보리 모든 상임국과 정상회담
세네갈 대통령과 방산 협력 논의
체코 대통령과도 북핵 공조 의견
유엔 총회 참석 차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의 관심사 중 하나는 ‘외교 다변화’다.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한 미국과 중국, 일본, 러시아 등 기존 4강(强) 외교의 틀을 뛰어넘어 유럽과 아프리카 등에까지 외교의 지평을 넓히기 위한 전략 차원에서다. 최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결의 2375호의 성실한 이행을 위한 유엔 회원국들과의 협력 기반 구축 차원에서도 중요성을 갖는다.
문 대통령은 뉴욕 방문 이틀째인 19일(현지시간) 유엔 회의장에서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졌다. 지난 6월 미국 방문과 7월 독일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등을 통해 안보리 상임이사국과의 양자 정상회담을 이어온 문 대통령은 이번 한영 정상회담으로 안보리 상임이사국 전체와 개별 양자회담을 갖게 됐다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북핵과 북한 문제와 관련해 영국이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안보리 결의 채택 및 이행 과정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해 온 것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에 메이 총리는 “북핵ㆍ미사일 위협은 동북아뿐만 아니라 세계 평화ㆍ안전에 큰 위협으로 대두되고 있다”며 “국제사회가 단합해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양 정상은 향후 안보리를 중심으로 북한의 도발에 단호하게 대응하는 한편, 북핵 문제가 평화적인 방식에 의해 조속히 근원적ㆍ포괄적으로 해결될 수 있도록 긴밀한 협력과 소통을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마키 살 세네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국제 무대에서의 협력과 양국관계 강화 방안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이번 회담은 문 대통령 취임 이후 아프리카 국가와 첫 번째 정상회담이다.
문 대통령은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인 세네갈이 국제무대에서 한국의 입장을 지지해 온 데 사의를 표한다”고 말했고, 살 대통령은 “앞으로도 한반도 정세 관련 한국의 입장을 일관되게 지지하고, 안보리 비상임 이사국으로서 유엔 안보리 결의의 충실한 이행을 포함해 북핵 문제와 관련한 대응에 적극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세네갈 공군이 한국산 훈련기를 도입하는 등 양국 간 국방ㆍ방산 분야 협력이 긴밀하게 추진되어 왔다”고 하자, 살 대통령은 “한국 훈련기의 우수성을 높이 평가한다”며 “향후 양국 간 방산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앞서 밀로쉬 제만 체코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북핵 문제 공조방안 등에 대해 폭넓게 협의했다. 특히 제만 대통령은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체코 정부의 확고한 지지를 재확인하면서 “나는 평소 대한민국을 ‘사우스 코리아’가 아닌 ‘코리아’라고 호칭한다”며 특별히 친근함을 과시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당초 중동 국가인 하이데르 알 아바디 이라크 총리와도 정상회담을 계획했으나, 아바디 총리가 유엔 총회에 불참하면서 무산됐다.
뉴욕=김회경 기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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