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비위 관련 35%로 가장 많아
재작년 2월 부산 지역 학교전담경찰관(School Police OfficerㆍSPO)으로 배정된 부산 연제경찰서 소속 정모(32) 경장은 넉 달 뒤 가정 불화로 세 차례나 자해를 시도했던 여중생 A(16)양을 상담했다. 그렇게 친분을 쌓은 정 경장은 A양이 고등학교에 진학한 지난해 3월부터 5월 초까지 자신의 승용차 등에서 수 차례 성관계를 가졌다. 부산 사하경찰서 소속 SPO 김모(33) 경장 역시 지난해 4월 학교폭력 관련 상담을 하면서 알게 된 여고생 B(16)양과 성관계를 맺었다.
피해 학생들은 이후 고통을 호소하며 아동보호기관 등을 통해 해당 사실을 털어놓았다. 성 비위가 들통날 걸 우려한 두 경찰관은 ‘경찰관이 적성에 맞지 않는다’ 등의 이유로 급히 사표를 냈다. 부산경찰청은 관계 기관으로부터 두 경찰관의 성 비위를 통보 받았지만 아무 징계 없이 이들의 사표를 수리했다. ‘조직적 은폐’ 의혹이 제기된 뒤에야 뒤늦게 다시 복직시킨 뒤 파면 조치했다.
전남경찰청 소속 SPO C순경은 올해 술집에서 즉석만남을 통해 알게 된 여성을 집으로 데려간 뒤 성추행해 파면됐다. 역시 SPO인 서울경찰청 D경사는 같은 부서 동료 여경을 성희롱해 해임됐다.
학교폭력, 성폭력 등을 방지하고 학생을 선도 및 지원해야 할 SPO가 도리어 성 비위 등을 저질러 경찰 명예에 먹칠을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19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SPO징계 및 전보 조치 현황’에 따르면, 2012년 SPO 도입 이후 올 7월까지 비위를 저질러 징계 처분된 SPO는 총 20명이다. 성폭행 성추행 등 성 비위자가 7명(35%)으로 가장 많았고, 6명은 음주운전을 저질러 파면 또는 해임됐다. 금품 수수, 도박 등의 비위도 있었다. 처벌 수위는 파면 6명(30%), 정직 5명, 해임 4명, 견책 3명, 감봉 2명 순이었다. 경찰청에 따르면 현재 전국에 배치된 SPO는 1,109명이다.
이 의원은 “학교폭력 예방과 학생 안전을 위해 배치되는 SPO가 음주운전, 성희롱, 성추행 등으로 물의를 빚는 것은 큰 충격”이라며 “SPO 선발과 운영 전반에 대한 개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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