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서 ‘조상 땅 찾기’ 열풍 지속
최근 5년간 1만9629필지 확인
마라도 면적의 54배에 달해
제주지역 땅값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조상 땅 찾기’ 열풍이 지속되고 있다. 최근 5년간 ‘조상 땅 찾기’를 통해 되찾은 토지 면적만 마라도(30만㎡)의 54배에 이르고 있다.
제주도는 그동안 소유 여부를 모르거나 불의의 사고로 파악할 수 없는 조상 명의의 토지를 전국 지적전산망인 국토정보시스템을 활용해 찾아주는 ‘조상 땅 찾아주기 서비스’를 이용하는 민원인이 매년 급증하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이 서비스를 신청하려면 법적 상속권이 있어야 하고, 조상의 사망기록이 등재되어 이는 제적등본을 지참해 제주도 디자인건축지적과나 행정시 종합민원실을 방문해 신청하면 된다.
2013년 이후 이 서비스를 신청한 민원인은 1만9,258명에 이르며, 이 중 5,087명이 조상 땅을 찾았다. 이들이 되찾은 토지 규모도 1만9,629필지(1,633만5,128㎡)에 달했다. 4명 중 1명은 행운의 주인공인 된 셈이다.
실제 제주시 거주하는 A씨는 지난해 혹시나 하는 마음에 ‘조상 땅 찾기’ 민원을 신청했다가 하루 아침에 땅부자가 됐다. 부친 명의로 된 53필지(13만1,460㎡)의 토지를 확인했기 때문이다. 1㎡당 10만원씩만 계산해도 130억원이 넘는 대박을 터뜨린 것이다.
제주에 연고를 둔 타 지역 후손들의 ‘조상 땅 찾기’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에 거주하는 B씨는 최근 부친 명의로 된 7필지(6만6,000여㎡)를 찾는 대박을 터뜨렸다.
이처럼 잃어버렸던 토지를 되찾은 사례가 늘면서 ‘조상 땅 찾기’ 민원 신청도 갈수록 늘고 있다.
연도별 민원처리 실적을 보면 2013년 민원 신청자는 732명이었지만 2014년 978명, 2015년 3,418명, 2016년 7,687명, 올해 들어서도 8월말 현재까지 6,443명이 신청하면서 지난해 신청건수에 육박하는 등 매년 크게 늘고 있다.
또 토지를 되찾은 실적도 2013년에는 330명에게 1,720필지(135만2,784㎡)를, 2014년은 450명에게 2,203필지(153만9,596㎡)를, 2015년에는 942명에게 3,584필지(292만4,631㎡)를, 2016년에는 1,869명에게 6,479필지(462만5,098㎡)를 각각 찾아줬다. 올들어서도 1,496명이 5,643필지(589만3,017㎡)의 토지를 찾았다.
고운봉 도 도시건설국장은 “제주지역 땅값이 급등하면서 조상 땅 찾기 신청자가 계속 늘고 있지만, 되찾은 토지 중 상당부분이 묘지로 당장 활용 가치가 높은 땅은 아닌 경우가 많다”며 “또한 법원에서 채무자의 개인회생 및 파산 신청에 필요한 구비서류로 개인별 토지소유현황 자료를 요구하는 것도 조상 땅 찾기 민원이 급증한 요인의 하나”라고 말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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