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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선대본부장-러시아 측 대화 내역 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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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선대본부장-러시아 측 대화 내역 입수”

입력
2017.09.19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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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BI 감청 매너포트 통화내용 확인

러측에 “대선 도와 달라” 요청

트럼프 발언도 수사 주요 변수

폴 매너포트. EPA 연합뉴스
폴 매너포트. EPA 연합뉴스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 중인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팀이 지난해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캠프 선거대책본부장을 지낸 폴 매너포트의 감청내역을 확보하고, 기소 방침을 통보하는 등 수사 고삐를 바짝 조이고 있다. 스캔들 몸통으로 지목돼 백악관을 떠난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과 함께 캠프 실세였던 매너포트에 대한 사법당국의 칼날이 날카로워지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는 더욱 흔들릴 전망이다.

19일(현지시간) 미 CNN방송은 뮬러 특검팀이 매너포트가 러시아 측과 나눈 대화 감청 자료를 수사당국으로부터 공식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자료는 미 연방수사국(FBI)이 법원 허가를 거쳐 감청한 내용으로 매너포트가 러시아 관계자들에게 선거 운동을 도와달라고 장려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매너포트는 대선 과정에서 불거진 러시아 스캔들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이다. 친 러시아 성향의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그의 정당에 컨설팅을 해주고 거액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지난해 8월 선대본부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FBI는 2014년 친러 성향의 우크라이나 정당을 지원한 의혹을 받았던 매너포트를 수사하기 위해 해외정보감시법에 따라 법원에서 영장을 발부 받은 뒤 매너포트를 감청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증거 부족으로 지난해 잠시 중단했다가 이후 영장을 새로 발부 받아 감청을 재개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두 번째 감청은 트럼프 캠프 측과 러시아 정부 요원으로 의심되는 이들과의 관계를 조사하기 위한 것으로, 트럼프 당선 뒤인 올 초까지 이어졌다. CNN은 “정확히 언제 감청이 재개됐는지는 명확하지 않다”면서도 “지난해 가을쯤부터 FBI가 이 부분을 깊게 파고 들었다”고 설명했다.

뮬러 특검이 확보한 대화 내용이 매너포트와 러시아 정부 간 결탁 사실을 증명하는 결정적 증거가 될지 여부는 미지수다. 다만 그가 심각한 위기에 봉착한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 이와 관련 특검이 매너포트에게 기소 방침을 알렸다는 뉴욕타임스(NYT)의 보도도 나왔다. 온라인 매체 복스는 “수사 협조를 얻어내려는 엄포용일 수 있고, 기소가 되더라도 어떤 혐의를 적용한다는 것인지 불분명하지만 두 보도를 종합하면 매너포트가 사법처리 위기에 직면해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전했다.

특검은 앞서 7월에도 매너포트 집을 예고 없이 찾아가 옷장까지 샅샅이 뒤지며 압수수색을 했고, 관계자들에게 소환장을 발부해 증언을 요구하는 등 수사 강도를 끌어 올리고 있다. NYT는 “특검팀이 ‘충격과 공포’ 전략을 활용해 관계자들에게 진실을 말하게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당시 별도 감청 대상이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또 감청 내역에는 매너포트와 트럼프 간 통화 내용도 포함됐는데, 대통령이 어떤 발언을 했는지 역시 아직 밝혀진 바 없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 수사를 공식화했던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을 5월 해임한 터라 이 부분도 앞으로 주목을 끌 것으로 예상된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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