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관련 유권해석 제시
해외 장기체류자 외국 신용카드 발급도 쉬워질 듯

이르면 내년부터 식당에서 일행이 함께 밥을 먹은 뒤 밥값을 각자 계산(더치페이)하려고 할 때 계산대 앞에서 차례로 카드를 긁는 불편함이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의 유권해석에 따라 카드사들이 한 사람의 카드만 긁고도 더치페이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신용카드사들이 이 같은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도록 관련 영업 규제를 허용하기로 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조치는 금융위가 영업 규제를 일부 허용해달라는 카드사들의 건의사항을 받아들인 데 따른 것이다. 영세가맹점의 수수료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취지로 정부가 제안한 우대수수료율 확대 방침을 카드사들이 잘 따라준 데 따른 일종의 ‘당근책’ 성격이다.

가장 눈에 띄는 건 더치페이 활성화 정책이다. 정부는 식당 등에서 대표자 한 명이 우선 전액 결제한 뒤 다른 사람들에게 분담 결제를 요청해 사후 정산하는 방식을 허용하기로 했다. 3명이 밥값 3만원을 계산할 때 일단 한 사람이 먼저 카드로 3만원을 결제한 뒤 모바일 앱카드를 통해 다른 두 사람에게 1만원씩 결제해달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식이다. 나머지 두 사람 역시 앱카드에서 1만원을 결제하면 3만원을 계산한 대표자의 카드결제액이 자동으로 1만원으로 재조정되는 구조다. 지금까진 이 같은 방식은 카드빚을 다른 사람의 카드빚으로 갚는 방식이어서 ‘신용카드 결제’로 인정되지 않았지만, 금융위는 이를 ‘공동 결제’로 볼 수 있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다만 당장 활성화되긴 어렵다. 서로 다른 회사가 발급한 신용카드끼리 이 방식이 연동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일단 개별 카드사 중심으로 운영하되 여신금융협회를 중심으로 전 카드사간 연동방안을 마련한단 계획이다. 정부는 내년쯤엔 전 카드사에서 더치페이 결제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그간 해외 카드사에서 신용경력이 없다는 등의 이유로 신용카드를 발급받기 어려웠던 해외 장기체류자들의 카드 발급도 지금보다 쉬워질 전망이다. 정부는 국내 카드회원이 해외 금융기관에서 카드를 쉽게 발급받을 수 있게 국내 카드사가 해당 회원 이용대금에 대해 지급보증하는 걸 허용키로 했다.

이럴 경우 국내 카드사의 지급보증을 받아 현지 카드사에서 신용카드를 발급받는 문턱이 훨씬 낮아질 수 있다. 국내 카드사가 해외 금융사와 제휴만 맺으면 지급보증을 서줄 수 있다. 현재 유학 등의 목적으로 해외서 지내는 우리국민은 216만명에 달한다. 해외 체류자는 해외 가맹점에서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고, 동시에 국내 카드사도 차별화된 서비스로 회원 모집에 도움을 얻을 수 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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