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방문 첫 일정으로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면담
문 대통령 “북핵 평화적 해결 위해 적극 역할 해달라”
구테흐스 “군사적 해결이 아닌 외교적 해결 되어야”
유엔 총회 참석 차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북한 핵 도발에 따른 한반도 위기와 관련해 대화 중재를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뉴욕 방문의 첫 일정으로 유엔 사무국에서 구테흐스 사무총장과 접견을 갖고 “북핵 문제가 평화적 방식으로 근원적ㆍ포괄적으로 조속히 해결될 수 있도록 사무총장의 적극적인 역할을 해 달라”며 “사무총장의 대화 중재 노력에 한국 정부는 적극 호응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지난 11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대북제재 결의 2375호를 이례적으로 빠른 시간에 만장일치로 채택한 것을 높게 평가한다”며 향후 결의 이행 등에 있어 국제사회의 단합 필요성도 강조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북핵 문제의 심각성과 엄중함에 비추어 국제사회의 단호한 대응이 필요하다”며 “안보리 결의 이행을 위한 유엔 차원의 협력과 함께 대화를 통해 북핵 문제가 조속히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도록 한국 정부와 긴밀한 협력 하에 가능한 노력을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특히 “한국 새 정부의 대북정책을 관심 있게 보아왔다”며 “한반도 비핵화와 안보리 제재 결의안의 완전한 이행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하며 국제사회의 단합과 함께 군사적 해법이 아닌 외교적 해법에 의한 해결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국제사회가 직면한 분쟁, 테러, 빈곤 등 다양한 문제에 대응하는 구테흐스 사무총장의 리더십을 높게 평가한다”며 “한국은 지속가능 개발, 기후변화 등 다양한 글로벌 이슈의 대응에 유엔과 국제사회와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한국이 높아진 국제적 위상과 국력에 걸맞게 유엔 차원에서도 그 역할과 기여를 확대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유엔 사무국은 평화ㆍ개발ㆍ인권 등 모든 분야에서 한국과 긴밀히 협력해 나가길 희망한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내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이 평화를 증진하는 의미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화합의 올림픽 정신을 구현하는 진정한 평화의 올림픽으로 성공할 수 있도록 사무총장의 관심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문 대통령의 대화 중재 요청과 관련해 대북특사 파견 등의 대화가 있었는지에 대해 “짧은 시간에 구체적인 내용을 논의하기에는 적절치 않은 자리였다”고 말했다. 이어 “중재라는 것도 남북 간이나 국제사회 전체, 북미 간 대화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얘기를 나눈 게 아니라 원론적인 표현”이라고 말했다.
최근 논란이 된 국제기구를 통한 대북 인도적 지원 방침에 대해선 논의가 없었다. 박 대변인은 대북 인도적 지원과 관련해서 “21일 남북경제협력추진협의회에서 지원을 확정하더라도 공여 시기는 남북관계 진전 등 한반도 제반 상황을 감안해 결정할 것”이라며 “문 대통령의 취임 첫해 유엔 총회 방문이 예정돼 있었고 유엔의 행정적 지원 요청에 우리 정부가 긍정적인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욕=김회경 기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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