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수준의 공예작품을 한 자리에서 보는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 친절한 청주 사람들을 잊을 수가 없어요”
네덜란드인 얀 야압르트·마야 하우트만 부부가 홀수 해 가을만 되면 청주를 방문하는 이유다. 부부는 올해로 4회째 청주공예비엔날레를 찾았다. 이번에는 행사 개막 3일 전에 입국, 홈스테이를 하면서 공예워크숍을 열고 국제학술 회의에서 강연하는 등 바쁜 일정을 보냈다.
부부가 처음 청주를 찾은 것은 2011년 열린 7회 공예비엔날레 때. 금속공예가인 부인 마야씨가 인터넷으로 우연히 알게 된 청주공예비엔날레 공모전에 응모한 것이 계기가 됐다. 출품작 은팔찌로 은상을 수상한 그녀는 전시된 자신의 작품을 직접 확인하고 싶어 남편과 함께 청주를 찾았다.
부부는 청주의 한 가정에 머물며 청주비엔날레의 매력과 청주 사람들에게 푹 빠졌고, 이후부터 청주비엔날레에 빠짐없이 참가하고 있다.
마야씨는 이번 10회 공예비엔날레에는 공모전이 중단되는 바람에 작품을 출품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누구보다 먼저 청주를 찾아 비엔날레 행사장에 종일 머물며 작품을 감상하고 청주와의 추억도 이어가고 있다.
마야씨는 “올해 비엔날레에서는 일본 작가 가와이 심페이의 ‘검’이 특별히 기억에 남는다. 현대적인 세팅에 전통 장인의 예술적 가치를 반영했다”고 평했다.
화학 교수인 남편 얀씨는 “다니엘 드 브루인의 도자기 3D프린터가 매우 인상적이었다”며 “비디오 아트를 접목해 메시지를 던지는 작가의 창의성이 돋보이는 것 같다”고 기획관 감상평을 전했다. 그는 “공예가인 아내를 따라 청주비엔날레를 자주 찾다보니 공예에 관한 조예가 깊어지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이들은 2019년 청주공예비엔날레에도 꼭 참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마야씨는 “2년 뒤 비엔날레에서는 보석이나 금속 공예품이 아닌 거대한 섬유공예를 이용한 작품을 선보이고 싶다”고 구상하고 있는 출품작을 언급했다.
부부는 지난 12일 청주대 공예학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2017현대 독일의 금속공예 워크숍’을 열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공예를 전공하는 한국 학생 60여명에게 유럽의 금속공예술을 알려주고 함께 작품을 만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결혼 26년 차인 이 부부는 처음 청주에 왔을 때 인연을 맺었던 가정에서 일주일 동안 머문 뒤 17일 네덜란드로 출국했다. 청주공예비엔날레 조직위는 비엔날레 단골 손님인 부부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 다음 비엔날레 공모전과 작품 출품에 관한 사항을 자세히 안내했다.
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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