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서 가장 젊은 도시로 수요 절실
이해찬 의원 공약도 ‘깜깜’
세종시가 독서 문화 확산을 위해 인프라 확충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정작 시민들에게 절실한 ‘어린이도서관’ 건립은 요원하다. 세종시가 지역구인 이해찬 의원이 지난해 총선에서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1년이 지난 지금까지 ‘감감 무소식’이다.
세종시에는 어린이 도서관 건립이 시급하다는 시민 여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는 시가 전국 최연소 도시이자 아동친화도시로 조성되는 만큼 어린이 독서 문화 정착을 위한 인프라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시의 지난해 말 기준 평균 연령은 36.8세, 신도심인 행정중심복합도시(행정도시)는 32.1세로 전국에서 가장 낮다. 합계출산율도 1.82명으로 17개 시ㆍ도 가운데 가장 높았으며, 2015년 대비 출생아 수가 22.2% 증가했다. 유소년 인구(0~14세)도 전체의 20% 이상을 차지한다. 도시의 성장세를 놓고 볼 때 중장기적으로 이 같은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어린이도서관 건립은 국립세종도서관을 본래 목적인 공공정책도서관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세종도서관이 국내 첫 정책도서관으로 개관했지만, 이용객의 40% 가량이 유치원과 초등학생 등 아동들이다. 이 때문에 세종도서관이 공무원들에게 정책정보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본래의 역할에 충실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세종시가 지역구인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국회의원은 이 같은 여론에 따라 지난해 4월 총선에서 어린이도서관 건립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 의원은 당시 국립세종도서관과 협조해 1생활권에 전용 공연장까지 갖춘 (국립)어린이도서관을 설립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1년이 훌쩍 넘은 지금까지 어린이도서관 건립 약속과 관련해 아무 성과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시도 도서관과 각종 도서 대여서비스 등 인프라를 대대적으로 확충하고 있지만 어린이 도서관 건립과 관련해선 아무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춘희 시장이 정부에 어린이도서관 건립을 건의하고 있지만 메아리조차 없는 상황이다.
그나마 각 아파트단지에서 운영하는 작은도서관(현재 41곳)이 아동들의 독서습관 정착에 디딤돌 역할을 하고 있지만, 보다 수준높은 서비스를 원하는 학부모와 아동의 수요를 충족시키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신도심 한 주민은 “아이와 세종도서관을 가는데 매번 지하에 어린 아이들이 잔뜩 몰려 복잡하고 심란하다”며 “어린이도서관은 진작부터 필요한 시설로, 하루 빨리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실 관계자는 “지난해 문체부, 국립중앙도서관과 서울 역삼동의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이전을 논의하다가 4월 잠시 중단됐다”며 “이후 국정농단 사태로 문체부가 가장 시끄러워지고, 대통령 탄핵과 대선까지 겹치면서 더 이상 진척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상 제로베이스에서 다시 논의를 시작해야 할 상황이지만, 내년 지방선거 등 정치 일정과 맞물려 불씨를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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