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희 의원, 실물자료 공개
“보고서 등 장관에게 전달돼”
2012년 국가정보원과 국군사이버사령부의 대선 댓글 조작 사건을 당시 국방부 장관이었던 김관진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직접 지시했을 것으로 추측케 하는 자료들이 새로 공개됐다. 여기에는 김 전 실장이 댓글 조작 결과를 전달받은 사실이 적힌 당시 작전근무 상황일지도 포함돼 있어 김 전 실장의 개입 의혹 규명 작업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8일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김 전 실장이 결재한 ‘2012년 사이버전 심리전 작전지침’과 ‘대응작전 결과보고서’ 등의 실물 자료를 공개하며 “작전근무 상황일지에 보고서를 장관에게 전달한 사실이 명백히 기재돼 있다”고 밝혔다. 이어 “특정일에 장관을 수행하는 해군 소령의 연락처를 기재하고, 보고서 열람 여부를 해당 소령에게 확인하라는 내용도 있었다”고 이 의원은 주장했다.
검찰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군 사이버사령부 530심리전단의 댓글 공작을 김 전 장관과 청와대에게 매일 보고했다”고 폭로한 김기현 전 심리전단 총괄계획과장을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여기에 이 의원이 이날 공개한 자료까지 더해지며 김 전 실장이 국내 정치에 개입할 목적으로 사이버 심리전을 직접 지휘ㆍ관리하고 있었을 가능성에 더욱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이 의원은 “2012년 총선과 대선 때 군 정치 개입의 정점에 김 전 실장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 2012년 11월 대응작전 결과보고서 문건에는 ‘안보관 투철한 국회의원이 계수위에 배정돼야 함을 강조’, ‘기밀의 신중한 관리 위해 종북의원 접근 차단을 촉구한 언론보도 지지’ 등 구체적 지침이 적시돼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의원은 아울러 “18대 대선이 끝난 직후인 2013년 1월 사이버사 530심리전단을 김 전 실장이 직접 방문했다”면서 “사이버사가 설립된 2010년 이후 국방부 장관 방문은 이것이 유일하다”고도 강조했다.
이에 대해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이번 조사가 제대로 돼야만 대한민국 역사와 국군 역사에서 군이 정치에 개입하는 것을 금할 수 있다는 사명감과 각오로 수사를 시키고 있다”고 답변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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