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스마트 스쿨’ 개설
요르단 내 시리아인 캠프에
전자 칠판·태블릿PC 등 전달
전쟁의 가장 큰 희생자는 어린이들이다. 포화 속에서 살아남는다 해도 의식주 해결이 시급해 교육은 우선 순위에서 밀리기 일쑤다. 2012년 7월 내전을 피해 인근 국가 요르단으로 피난길에 오른 시리아인들이 모여 사는 자타리 지역 난민캠프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곳엔 시리아인 8만여명이 거주하고 있는데 난민 캠프 단일 규모로 세계 최대다. 이 중 약 10%가 난민 아이들이지만 교육시설 부족으로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들을 위해 삼성전자가 뛰어들었다.
삼성전자는 17일(현지시간) 자타리 난민캠프의 마카니 교육 커뮤니티센터에 디지털 기기 활용 수업이 가능한 ‘스마트 스쿨’ 2곳을 열었다고 18일 밝혔다.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 중에서 자타리 난민캠프에 아이들을 위한 교육시설을 선물한 것은 삼성전자가 처음이다.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72개국 850여곳에서 다양한 형태의 스마트 스쿨을 운영 중인 삼성전자로서도 난민캠프에 스마트 스쿨을 연 것은 최초다.
스마트 스쿨 개소식에는 요르단 팔레스타인 레바논 시리아 이라크를 관할하는 삼성전자 레반트법인 관계자와 유엔 아동구호기관 유니세프 산하 비정부기구(NGO)인 릴리프 인터내셔널, 자타리 캠프 관계자 등 20여 명이 참석했다.
릴리프 인터내셔널의 낸시 윌슨 대표는 “자타리 캠프의 수많은 난민 어린이들은 학습에 대한 열정을 마음 속 깊은 곳에 지니고 있다”며 “아이들이 각자의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도와준 삼성전자에 감사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스마트 스쿨에서는 삼성전자가 생산한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전자칠판, 헤드폰 등을 사용하는 첨단 디지털 교육이 진행된다. 교육 대상은 정규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는 5~24세 난민 어린이와 청소년들이다.
삼성전자가 2012년 사회공헌사업으로 시작한 스마트 스쿨은 보통 18세까지 이용할 수 있지만 시리아 내전이 2011년 발발한 것을 감안해 자타리 난민캠프에서는 교육 대상을 24세까지로 늘렸다. 한 곳당 연간 1,200명 정도 교육이 가능해, 난민캠프에 거주 중인 약 2,400명이 디지털 교육 혜택을 받게 된다. 이창섭 삼성전자 레반트법인장은 “스마트 스쿨에서의 교육을 발판으로 난민 아이들이 더 많은 교육 기회를 갖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시리아 난민 문제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레반트법인을 통해 현지 자선단체인 ‘하야 재단’과 협업, 요르단 수도 암만에 ‘삼성 디스커버리 랩’도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선 난민 어린이들에게 문화와 예술 교육이 제공된다. 삼성전자는 현지 소비자들이 난민 생활을 느껴 볼 수 있도록 가상현실(VR) 콘텐츠를 제작해 암만 시내 쇼핑몰에서 체험 행사를 열기도 했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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