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인터넷주소관리기구(ICANN)가 1998년 9월 18일 설립됐다. 인터넷 주소체계(DNS)의 효율적 관리를 위해 설립된 비영리기관으로, ‘.kr’ 같은 국가코드를 포함 ‘com’ ‘net’ 등 최상위 도메인(TLD)을 등록ㆍ관리하고 분쟁을 조정하며 관련 정책을 심의 결정하는 최고기구다. ICANN과 일종의 하청기관인 다수의 도메인 등록기관이 없었다면 인터넷은 주소 불명의 슬럼 공간이 됐을지 모른다.
98년 이전 ICANN의 역할은 미 상무부의 몫이었다. 상무부는 80년대 중반 도메인 루트서브(최상위 도메인 관리 서버) 관리 업무를 IANA(Internet Assigned Numbers Authority)에 위임했는데, 그 책임자가 IANA의 서든캘리포니아대 정보과학연구소(ISI) 컴퓨터 과학자 존 포스텔(Jon Postel, 1943~1998)이었다. 인터넷이 글로벌 네트워크화하면서 주소 관리 업무에 전세계 모든 국가의 참여 필요성이 부각됐다. 미 정부는 인터넷 도메인 이름과 IP주소 운영을 민간ㆍ비영리ㆍ국제대표기구로 이관하기로 하고, 캘리포니아 비영리공공기업법에 따라 ICANN을 조직했다. ICANN은 그래서 지금도 캘리포니아 주법에 따른다.
이사회 초대 의장은 기업가 겸 저널리스트 에스터 다이슨(Esther Dyson)이 맡았고, 포스텔은 최고 기술경영자(CTO)가 됐다. ICANN의 최종 의사결정은 이사회가 한다. 이사는 21명이지만 투표권이 있는 이사는 15명이다. 8명은 독립적인 지명위원회가 선출하고 7명은 지원 조직 구성원 중에서 뽑힌다.
ICANN은 독립기구라고는 해도 태생적 한계 때문에 각국 정부와 글로벌 기업 등으로 부 터 미국의 이익에 편향적이라는 비판을 심심찮게 받아왔다. 실제로 2014년까지 미 상무부는 ICANN 이사회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당시 최고경영자(CEO) 파디 쉐하디(Fadi Chehade)는 “ICSNN의 세계화 노력은 지금도 진행 중이며, 설립 후 최근까지 미국 정부의 영향력을 줄이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현재는 세계 133개 정부가 동등하게 ICANN 논의에 참가하고 있으며 미국으로부터 국제 인터넷 관리 감독ㆍ권한도 이양 받았다”고 밝혔다. 그 해 3월 미 상무부는 인터넷 거버넌스 관련 전권을 ICANN에 이양했다.
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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