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고속도로를 포장마차 의자에 앉아서 가라니”…한서대 통학버스 논란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고속도로를 포장마차 의자에 앉아서 가라니”…한서대 통학버스 논란

입력
2017.09.18 14:28
0 0
한서대 통학버스 중앙 통로에 간이의자에 학생들이 앉아 있다. 한서대 페이스북 ‘대나무 숲’ 제공
한서대 통학버스 중앙 통로에 간이의자에 학생들이 앉아 있다. 한서대 페이스북 ‘대나무 숲’ 제공

충남 서산 소재의 한서대 통학버스가 학생들에게 간이의자를 제공하고 운행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물의를 빚고 있다. 이 버스는 특히 위험한 간이의자에 학생들을 태우고 고속도로 운행까지 나서면서 또 다시 ‘안전불감증’ 논란에 휩싸였다.

최근 한서대 사회관계형서비스(SNS)인 ‘대나무 숲’ 페이스북에는 지난 14일 ‘통학버스에서 포장마차 의자에 앉아갔다’는 A학생의 글과 사진이 올라왔다.

“이건 너무 아니다 싶어 글을 쓴다”며 글을 올린 A학생은 “돈을 내고 고속도로를 달리면서 입석으로 가는 대접을 받아야 하느냐”며 불만을 쏟아냈다. A학생은 또 “사진에는 뭐 음식점 대기할 때 앉으라고 주는 빨간 의자가 보이실 텐데, 앞에 보시면 출입문 쪽에 앉은 학생도 있다”며 “자리가 없어서 그랬다는데, 이럴 거면 좌석 예약은 왜 하냐” 면서 당시 상황 사진도 함께 공개했다. 현재 한서대 통학버스는 지난 2013년2학기부터 인터넷 지정석 예매제로 운행되고 있다.

대나무 숲에 올라온 A학생의 사연은 이렇다. A학생은 지난 13일 오후 4시20분 서산에서 서울 신도림행 통학버스 자리예약을 하고 당일 4시5분께 승차장에 도착했다. 하지만 A학생은 이미 ‘만석’이란 납득하기 힘든 이유로 버스 기사로부터 승차를 거부당했다. 해당 버스 기사가 예약제를 무시하고 먼저 승차장에 도착한 학생 순서대로 버스에 태웠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었다.

불편함은 이어졌다. 그렇게 예약했던 통학버스를 놓친 A학생은 목적지인 서울 신도림 인근의 목감 휴게소까지 가는 통학버스로 이동한 다음, 이 휴게소에서 다시 신도림행 통학버스로 갈아탔다. 문제는 이 버스의 운전기사가 만석을 이유로 A학생과 함께 또 다른 B,C학생에게도 간이의자와 출입문쪽의 보조의자에 앉아 갈 것을 권유했다는 점이다. 별 다른 사고 없이 목적지까지 도착은 했지만 이들 3명의 학생은 안전벨트도 못한 채 고속도로를 지나오는 동안 내내 불안에 떨어야 했다.

한서대학교 페이스북 페이지 제공
한서대학교 페이스북 페이지 제공

이에 대한 소식이 SNS를 통해 확산되자, 해당 학교측과 통학버스 업체인 서울고려관광측은 사과문을 학생회측에 전달하고 진화에 나섰다. 서울고려관광은 이번 사안에 대해 한서대 총학생 회장에 보낸 ‘입석 운행에 대한 사과문’에서 “당시 현장 관리자의 미숙한 판단으로 입석 운행이 이뤄지면서 한서대 학생들의 안전을 위협한 점에 대해 머리 숙여 깊이 사과한다”며 “해당 직원은 엄중 문책했고 다시는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머리를 숙였다.

하지만 자칫 인명사고로 이어질 뻔했던 이번 논란은 학교측의 통학버스 운영 변경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고려관광 관계자는 “버스기사가 학생들을 무리해서 태운다고 해도 얻을 이득은 없고 아마 선의로 그랬을 것”이라면서도 “이번 입석 운행 논란도 최근 학교측에서 버스 노선을 줄인 것과 관계가 없다고 할 순 없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학생수가 줄어들면서 통학버스 운영 비용을 줄이기 위해 노선을 감축한 학교측 방침에 따른 연장선이란 설명이다.

한서대 통학버스는 이전에도 무분별한 환승과 경유에 대해 논란은 계속됐다는 게 이 학교 학생들의 의견이다. 이에 대해 한서대 학생처 관계자는 “학생 인원이 갈수록 줄어드는 마당에 몇 명의 학생 때문에 버스 노선을 늘리긴 어렵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주의하겠다”고 전했다. 한서대 통학버스 운영 규정에는 단 1명의 학생이라도 예약을 할 경우, 통학버스를 운영토록 돼 있다.

학생들은 여전히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서대 재학생인 이한규(가명ㆍ25)씨는 “통학버스 시스템이 체계화 되지 않아서 버스기사들이 좌석 예약을 하지 않은 학우들을 태워 정작 좌석을 예약한 학우는 버스를 못 타는 경우가 있다” 면서도 “문제의 본질은 버스가 고속도로 운행 시 누군가가 위험하게 간이의자에 앉아서 갔다는 사실이다”고 꼬집었다. 유지윤 인턴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