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의 대북 화해 정책 실패 아니야”
“北 핵·미사일 도발 중단 없인 협상 없어”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현재 우리는 북한과 대화채널이 없는 상태”라며 “군사적으로 하급 지휘선에서 오해가 발생할 경우 긴장상황이 갑자기 고조될 수 있다”고 밝혔다.
정 실장은 지난 16일(현지시간) 발간된 독일 주간지 슈피겔과의 인터뷰에서 한반도 상황과 관련 “매우 심각하다. 긴장상태가 고조돼 크게 우려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북한과의 우발적인 긴장 상황을 막기 위해서라도 최소한의 대화 채널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 실장은 그러면서 “한ㆍ미ㆍ일은 2차 한국전쟁 발발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문 대통령은 그런 상황에 이르지 않도록 막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실장은 특히 북한과의 화해를 추진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대북정책이 실패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아니다. 하지만 우리 목표는 한반도 비핵화와 역내 평화 달성”이라고 설명했다. 정 실장은 다만 북한의 핵ㆍ미사일 수준이 높아지고 있는 점을 언급하며 “북한이 핵무기 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멈추지 않는다면 협상을 시작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심각한 도발을 여러 차례 자행했기 때문에 우리는 북한이 올바른 길을 택하지 않을 경우, 스스로 초래한 고립상태에서 벗어나도록 더 이상 도울 수 없다는 입장을 오해의 여지 없이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중재 역할을 자청한 데 대해 “대단히 감사하게 생각하고 환영한다”며 “한반도 갈등은 국제적 의미를 가지는 사안이다. 독일은 이미 이란과의 핵 협정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한 바 있다”고 반겼다. 메르켈 총리가 언급한대로 이란 핵 협상 타결이 한반도 위기 해결에 모델이 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두 경우를 간단히 비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우리는 이란과의 협상에서 쌓았던 경험에서 배울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지용 기자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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