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드론축구단 양정대 감독
창단 한 달 만에 우승 차지해
‘드론 축구계’ 히딩크 별명 얻어
“드론 축구로 전국의 하늘을 제패했습니다.”
경북 포항드론축구단 양정대(44) 감독은 지난 5월 축구단을 결성한 후 벌써 전국 드론 축구 대회에서 2번이나 우승을 차지, 드론 축구계의 히딩크라는 별명을 얻었다. 포항에서 드론 등 무선조종 제품을 판매하는 양 감독은 이달 초 50여명의 드론 마니아를 모아 대한드론축구협회 경북포항지부를 결성하는 등 드론 활성화에도 앞장서고 있다.
“드론 축구는 운동장에서 발로 차는 것이 아니라 탄소 소재의 보호 장구를 씌운 드론을 축구공 삼아 3m 정도 높이의 원형 골대에 넣는 방식”이라는 양 감독은 “선수는 양팀 각 5명으로 구성되는데 조종사들이 드론을 조종해 지름 80㎝의 골대 안에 넣으면 득점한다”고 말했다.
양 감독은 포항드론축구단 창단 한 달만인 지난 6월28일 경기 일산킨텍스에서 열린 ‘1회 전주시장배 전국드론축구대회’에서 우승을 차지, 주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또 지난 15일 대구 엑스코에서 개최된 ‘ICT융합엑스포 드론 축구대회’에서도 전국 8개 팀 중 최종 우승했다.
그는 지난 2일 포항지역의 드론 축구클럽 5개 팀 50여명을 모아 대한드론축구협회 경북포항지부 발대식을 열기도 했다.
남녀노소 모두 즐길 수 있어
인기 스포츠로 급성장하는 중
탄소섬유 등 첨단산업에도 파급
그는 당초 드론 레이싱에 푹 빠졌다. “드론 마니아들은 주로 육상경기처럼 빨리 달리는 레이싱으로 실력을 겨룬다”는 그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드론 레이싱대회는 매년 100만 달러의 상금이 걸리고 세계 각지에서 선수들이 참가할 정도로 유명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색다른 재미의 드론 축구에 재미를 느끼게 됐다. “드론 축구는 속도만 요구하는 경주 레이싱과 달리 다양한 조작 기술과 조직력도 갖춰야 하기 때문에 진짜 축구 못지 않은 협동심과 단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 감독은 “드론 레이싱은 빠른 속도가 중요해 나이 어린 선수들이 잘하지만 드론 축구는 수비와 공격으로 나눠져 다양한 특기를 요구하기 때문에 나이나 성별에 상관없이 시합을 펼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가 이끄는 포항드론축구단도 중학생부터 60대 이상까지 연령층이 다양하다. 심지어 가족 전체가 드론 축구를 즐기기도 한다.
포항드론축구단은 드론 축구를 향한 양 감독의 애정만큼 승승장구하고 있다. 그는 드론 축구가 활성화되면 드론과 연계된 다양한 신산업이 발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드론 축구에서 드론을 감싸는 보호 장구는 첨단 신소재로 각광받는 탄소 섬유로 만든 틀에 첨단 레이저와 발광다이오드(LED), 음향제어를 갖추고 있다.
양 감독은 “드론 축구가 아직 생소하긴 하지만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스포츠여서 곧 인기 종목이 될 것”이라며 “드론 축구가 활성화되면 탄소 섬유 개발 등 고부가가치 첨단 산업도 급성장할 것이다”고 말했다.
포항=글ㆍ사진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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