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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24시] 日출판 불황에도 문예지 신인상 응모 열기

입력
2017.09.1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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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 상에 응모자수 1만 2,000여명

젊은층 SNS 통해 쓰는 일에 익숙

출판대국으로 불리던 일본에서 서점이 단 한 곳도 없는 지역이 급격히 늘고 있다. 지방기초단체중 서점이 없는 지역이 전체의 22.2%라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사진은 유명서점 기노쿠니야의 도쿄 신주쿠본점. 교도연합뉴스 자료사진
출판대국으로 불리던 일본에서 서점이 단 한 곳도 없는 지역이 급격히 늘고 있다. 지방기초단체중 서점이 없는 지역이 전체의 22.2%라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사진은 유명서점 기노쿠니야의 도쿄 신주쿠본점. 교도연합뉴스 자료사진

출판 불황의 늪에 빠진 일본 문학계에서 각종 문예지가 주최하는 신인문학상의 인기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최고 권위의 아쿠타가와(芥川)상처럼 유명하진 않지만 여러 문예지에 몰리는 응모자들의 기세는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활자문화 이탈’로 설명되는 요즘 시들할 것 같은 문학 지망의 열풍이 잦아들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7월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누마타 신스케(沼田眞佑ㆍ38)는 그로부터 두 달전 ‘분가쿠카이(文學界)신인상’을 받은 수상자이기도 하다. 당시 5월 도쿄도(東京都)내에서 열린 시상식은 잡지사 기자 몇 명만 모인 조촐한 행사였다. 두 달 후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작은 세레머니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 문예지에 실린 데뷔작이 아쿠타가와상에 뽑혀 대표적인 신인 작가로 떠오르는 기회로 작용한 것이다.

일본출판과학연구소에 따르면 서적ㆍ잡지 판매액은 1996년을 정점으로 감소 경향이 뚜렷하다. 반면 책이 안 팔리는 것과는 별개로 문예지신인상 응모자는 줄지 않고 있다. 분가쿠카이(文學界) 외에도 군조(群像), 분게(文藝), 신초(新潮), 스바루 등 5개 문예지의 신인상 응모자수는 1990년대 후반을 넘어서도 줄지 않고 오히려 2000년대 이후 최대 1만2,000명선에 근접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2년간은 다소 감소했지만 일부 신인상 모집이 연 2회에서 1회로 바뀐 데 따른 영향으로 평가된다.

책은 팔리지 않는데 응모열기는 왜 식지 않을까. 아사히(朝日)신문은 “이메일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일상화로 일반인들이 문자를 사용하는 양이 늘어난 게 배경”이라며 “일본의 젊은층은 전화를 길게 하지 않고 과거 세대보다는 분명히 쓰는 일에 익숙하다”고 원인을 분석했다. 일상에서 문자를 자유자재로 조작하고 단문 메시지로 서로 공감을 구하는 행위가 발달했으며, 이런 기능은 소설 작법의 핵심적 능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인들은 가까운 사이라도 직접 통화를 꺼리고 ‘라인(LINEㆍ일본의 카카오톡격)’으로 소통하거나 이런 서비스가 나오기 전에도 ‘휴대폰용 이메일’로 연락하는 것을 선호했다.

문예지의 시상 정보를 인터넷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게 된 점도 있다. 과거 수상자나 심사위원의 면면이 바로바로 공개돼 응모의 문턱이 낮아졌다는 얘기이다. 이 때문에 문학상에 무턱대고 도전하는 일반인이 늘어 수준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문예지들은 “오히려 국제 감각을 갖춘 응모자가 눈에 띄는 등 다양한 작품들이 태어나 고무적인 현상”이라며 “이런 것들을 읽고 싶지만 세상에 없으니 내가 직접 써보면 어떨까 라는 느낌이 중요하다”고 관심을 호소하고 있다.

도쿄=박석원 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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