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신입 직원 68명은 지난 1월 서울 성북구 보국문로 29길 일대 ‘달동네’를 찾았다. 북한산 자락에 있는 노후 단독주택 단지로 영세 독거노인, 기초생활수급자 등 저소득층 가구 대부분이 단칸방에서 연탄불에 의지해 겨울을 나는 곳이다. 신입 직원들은 총 14㎏ 무게의 연탄 4개(1개당 3.5㎏)를 지게에 지고, 좁고 굽이진 오르막길을 오르기 시작했다. 혹시 연탄이 지게에서 떨어져 깨질까 ‘노심초사’하며 1시간 30여분을 수십 차례 오르락 내리락 한 끝에 저소득층 50가구에 연탄 100장씩 총 5,000장을 직접 배달했다. 박민기(26) 대우건설 신입사원은 “연탄을 배달한 날이 유독 추운 날이었지만 따뜻한 마음을 전하니 추위도 잊을 수 있었다”며 “주변의 이웃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사랑과 실천으로 세상을 변화시키자”는 구호 아래 국내외에서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폭넓은 사회공헌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핵심은 ‘밀착형 사회공헌’이다. 큰 액수의 기부와 같은 ‘일회성’ 사회공헌활동 대신, 최대한 많은 직원들이 참여해 지역사회에 오랜 기간 꾸준히 기여할 수 있는 활동을 펼쳐나가자는 것이다.
‘전사 릴레이 봉사활동’도 밀착형 사회공헌의 대표 사례다. 대우건설은 지난 2012년부터 회사 내 각 본부ㆍ실 별로 돌아가며 사회공헌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2007년부터 사내 자원봉사 조직을 중심으로 진행되던 봉사활동을 전사적으로 확대한 것이다. 이미 100회 이상, 2,000여명의 임직원이 참여했다. 먼저 2011년부터 서울 노원구 중계동 104마을을 매년 방문해 연탄배달 등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104마을에는 저소득층, 독거노인 등 형편이 어려운 600여가구가 연탄에 의존해 겨울을 나고 있다. 또 매년 서울 은평구 소재 아동복지시설 ‘은평천사원’을 방문해 영유아를 돌보고, 기저귀와 잠옷 등을 기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대우건설 본사 구내식당에서 대표이사와 임직원 30여명이 직접 김치 300포기를 김장해 은평천사원에 전달하기도 했다.
동전 모아 사랑 실천하고
장애인에 문화 체험 기회 제공
나이지리아 학교엔 도서관 지원
협력사 동반성장 프로그램도 운영
대우건설 전체 임직원이 참여하고 있는 ‘동전모아 사랑실천하기’도 2006년부터 진행되고 있는 ‘장수’ 프로그램이다. 임직원들은 매달 급여에서 1,000원 미만의 끝전을 모아 기금을 조성하고, 연말에 이를 소외계층을 위한 성금으로 활용하고 있다. 지금까지 총 1억6,000만원을 홀트일산복지타운, 시립평화로운집, 밥상공동체 연탄은행 등에 후원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적은 액수지만 모두가 함께 힘을 보탠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장애인과 소외계층을 위한 문화활동도 지속적으로 후원하고 있다. 뇌성마비복지회가 주최하는 ‘오뚜기 축제’, ‘홀트장애인합창단 정기공연’ 등에 후원금을 지원하고 자원 봉사자들이 참가해 진행도 돕는다. 2012년 시작된 ‘사랑나눔콘서트’는 외출이 쉽지 않은 장애인들에게 문화예술 체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된 행사다. 2013년 11월 행사에는 서울, 경기 지역의 11개 사회복지시설 350여명의 장애인과 직업재활사, 자원봉사자 등이 참여했다. 대우건설 임직원과 외부의 전문 재능기부팀이 함께 어울려 노래와 춤, 악기연주 등의 공연을 선보였다.
대우건설은 국경과 인종을 넘어선 글로벌 사회공헌활동도 진행하고 있다. 손꼽히는 사례가 2015년 5월 진행한 나이지리아 학교 지원사업이다. 대우건설 나이지리아 법인은 나이지리아 포트하코트시 엘레메 마을에 위치한 에부부 중학교 도서관을 리모델링 해줬다. 도서관 건물을 도색하고 출입문과 창문을 교체했다. 책장 등 가구를 구비하고, 도서 수백권도 기증했다. 모로코에서는 ‘대우 유스 모로코 프로그램’을 통해 엘자디다 지역 고아원과 아동 사회복지시설에 필요한 물품을 제공하고 있다. 2012년부터는 우리나라 안과전문의로 구성된 민간 봉사단체인 ‘비전케어’가 주관하는 지역민 대상 무료 안과 치료에도 참여하고 있다.
이 같은 사회공헌 활동과 더불어 대우건설은 “협력사의 성장이 곧 우리의 성장이다”는 철학을 토대로 동반성장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핵심은 협력사가 ‘홀로서기’를 할 수 있도록 자생력을 키워주는 것이다. 이를 위해 대우건설은 교육ㆍ기술ㆍ자금 등의 분야에서 협력사를 위한 다양한 동반성장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가장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은 ‘성과공유제’다. 대우건설과 협력사가 쌍방향으로 연구과제를 제안하고, 선정된 협력사에는 기술지원과 공동특허출원, 거래확대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2015년 말 선보인 ‘하이브리드 쿡탑2’는 이런 프로그램의 성공 사례다. 가스레인지 또는 인덕션으로만 구성된 기존 조리기구와 달리, 가스버너(가스레인지) 1구와 인덕션 버너(전기렌지) 2구로 혼합 구성된 제품을 국내 최초로 내 놓을 수 있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기존 아파트 계약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보니 가스레인지와 인덕션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조리기구를 원하는 응답이 많아 이를 분양 아파트에 적용하기 위해 협력회사 2곳에 개발을 제안했다”며 “연구개발에 따른 비용은 대우건설이 전부 부담한 뒤 해당 제품에 대한 특허를 협력회사와 공동으로 출원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협력회사는 새로운 기술과 공동특허의 혜택을 누렸고, 대우건설도 아파트 분양 때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 잡을 수 있는 차별화한 상품을 확보하게 됐다.
대우건설은 동반성장을 위해 협력사를 대상으로 한 교육지원에도 힘을 쓰고 있다. 매년 수 차례에 걸쳐 주요 협력회사 최고경영자(CEO)를 대상으로 경영전략ㆍ인문ㆍ예술 등 다방면에 걸친 특강을 연다. 협력사 임직원을 대상으로는 건설협회에 위탁해 건설현장 원가관리, 건설산업기본법, 노무관리, 하도급법 등의 직무능력향상 교육도 지원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는 ‘협력사의 안전관리가 동반성장의 최우선 과제’라는 판단에 따라 이에 대한 교육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기술개발(성과공유제) 및 교육 지원을 통해 협력사의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중장기적으로 대우건설의 역량 강화에도 도움이 된다”며 “앞으로도 국내외에서 지역사회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다양한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협력사와의 상생을 위한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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