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영(22ㆍ하이트진로)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메이저 대회 대신 자국 대회 타이틀을 방어하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고진영은 17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 골프클럽 하늘코스(파71ㆍ6,512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총 상금 12억 원) 마지막 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1개를 엮어 3언더파 68타를 쳤다. 최종합계 12언더파 272타를 기록한 그는 2위 허윤경(27ㆍSBI저축은행)을 1타 차로 따돌리고 대회 2년 연속 정상에 올랐다.
그는 2016년 3승으로 KLPGA대상을 수상했으나 올 해 부진을 이어가다, 지난달 KLPGA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우승으로 부활했다. 이후 메이저 대회인 한화클래식에서 3위, 이수그룹 KLPGA 챔피언십에서 5위에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나가더니 이번 대회를 통해 시즌 두 번째 우승이자 개인통산 아홉 번째 우승을 거머쥐었다. 고진영은 우승 상금 3억 원과 1억원 상당의 BMW X6 승용차도 부상으로 얻게 되면서 상금 순위는 6위에서 단숨에 3위로 뛰어올랐다.
고진영은 같은 날 열리는 LPGA투어 메이저 대회 에비앙 챔피언십에 참가할 기회를 얻었으나, 대신 이번 대회 타이틀 방어에 도전하기로 결정했다.
고진영은 1라운드를 공동 21위로 출발했다. 하지만 2라운드 9위, 3라운드 2위로 순위를 끌어올린 뒤 마지막 라운드에서 역전에 성공했다. 이날 이승현(26ㆍNH투자증권), 김지희(23ㆍBNK)와 챔피언조에서 플레이 한 고진영은 2번 홀(파4)에서 기분 좋은 첫 버디를 낚은 후 전반 나머지 홀을 파로 막았다. 후반 들어 10번 홀(파5)에서 버디로 타수를 줄인 뒤 이어 11번 홀(파4) 보기로 다시 되돌렸으나 14ㆍ15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기록하며 단독 선두로 뛰어올랐다.
승부는 마지막 홀까지 팽팽하게 흘러갔다. 먼저 마친 허윤경에 1타 앞선 상태에서 고진영이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파 퍼트한 공이 홀 컵 주위로 빗나갈 뻔 했으나, 홀 컵 주위를 한 바퀴 돈 뒤 빨려 들어갔다.
3년 만의 우승에 도전했던 허윤경은 15번 홀까지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잡으며 마지막까지 고진영을 바짝 추격했으나 16번 홀에서 첫 보기를 기록, 최종합계 11언더파 273타로 2위에 머물렀다.
3라운드까지 1위를 달리며 시즌 첫 우승의 기대감을 높였던 이승현은 15번 홀(파4)에서 더블보기로 무너져 3위로 마감했다. 1라운드를 공동 97위로 시작했던 이정은(21ㆍ토니모리)은 순위를 끌어올려 공동 5위로 대회를 마쳤다.
아마추어 성은정(18)이 2라운드까지 선두에 오르며 ‘제2의 최혜진’ 탄생을 예고하는 듯 했으나, 3ㆍ4라운드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공동 37위에 그쳤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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