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총회 참석차 美 출국 앞두고 국회에 당부
“사법부 수장 선임, 삼권분립 관점에서 봐달라”
“국회와 소통 부족했던 것 같아” 자세 낮추기도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의 국회 인준과 관련해 “인준 권한을 가진 국회가 사정을 두루 살펴 사법부 수장 공백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지 않도록 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이 대독한 입장문을 통해 “사법부 새 수장 선임은 각 정당 간의 이해관계로 미룰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며 “민주주의의 요체인 입법ㆍ사법ㆍ행정 삼권 분립 관점에서 봐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삼권 분립에 대한 존중의 마음으로 사법부 수장을 상대로 하는 인준 절차에 예우와 품위가 지켜지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김 후보자도 국회 인준 동의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장관 후보자 차원이 아닌 사법부 수장이고 삼권 분립의 한 축이라는 점을 존중해 달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국회와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노력했지만 부족했던 것 같아 발걸음이 더 무겁다”고 자세를 낮췄다. 이어 “유엔총회를 마치고 돌아오면 각 당 대표를 모시고 국가 안보와 현안 문제 해결을 위해 논의하고 협력을 구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의 입장 발표는 18~22일 유엔총회 참석 차 미국 출국을 하루 앞두고 이뤄졌다. 오는 24일 양승태 대법원장의 임기가 만료되는 만큼 귀국 이후 입장을 내면 국회와 국민에게 대통령의 입장을 전달하기에 시간이 촉박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문 대통령은 또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상황이 매우 엄중하며, 유엔총회장으로 향하는 제 발걸음은 한 없이 무겁다”며 “하지만 국제 외교무대에서 한국의 이익을 지키고 한반도 나아가 동북아 평화와 번영을 위해 노력하겠으며 국제사회가 우리와 함께 평화적 해결책을 마련할 수 있게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김회경 기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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