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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는 물가에…실질금리 마이너스 장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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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는 물가에…실질금리 마이너스 장기화

입력
2017.09.17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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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0.72%…큰 폭 떨어져

올해 들어 줄곧 마이너스 행진

부동산 과열·가계 빚 부채질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금리’를 뜻하는 실질금리가 올 들어 줄곧 마이너스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초저금리는 그대로인데, 물가는 작년보다 오른 탓이다. ‘앉아서 돈을 까먹게 만드는’ 실질금리 마이너스 시대가 장기화될 거란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17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7월 예금은행의 저축성 수신 평균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는 연 1.48%였다. 하지만 여기서 같은 달 소비자물가 상승률(2.20%)을 뺀 실질금리는 큰 폭(-0.72%)의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 시기 은행에 저금한 사람은 물가 상승분 만큼의 이자도 못 받고 오히려 손해를 봤다는 의미다.

실질금리는 올해 1월 연 -0.49%로 시작해 7월까지 줄곧 마이너스 행진 중이다. 이는 금리는 낮은데 물가만 올랐기 때문이다. 실질금리를 구할 때 사용하는 대표적 명목금리인 저축성 수신금리는 1월 1.51%에서 지난 7월 1.48%로 떨어진 반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에서 2.2%로 올랐다. 김효진 SK증권 연구원은 “우리나라 실질금리가 2012년 이후 올해 처음으로 마이너스에 진입했다”며 “농축수산물 가격 급등으로 인한 물가 상승이 주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기준금리 인상 올해는 물건너가

물가상승률은 현 수준 유지 전망

8개월 최장 마이너스 기록 깰 듯

실질금리 마이너스 시대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가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시기도 내년으로 넘어갈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반면 예금금리를 넘어선 물가상승률은 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가 1.9% 상승할 전망이며 내년(상반기 1.8%, 하반기 2.0%)에도 올해 수준의 오름세를 나타낼 것”이라 내다봤다.

이번 마이너스 실질금리 기간은 역대 최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 KB증권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예금금리가 물가상승률보다 3개월 이상 연속으로 낮았던 적은 2004년 7∼10월, 2009년 2∼4월, 2011년 2∼9월 등 세 번이었다. 지난달 물가상승률이 5년여만에 가장 높은 2.6%까지 뛴 점을 감안하면, 마이너스 실질금리 기간은 2011년 기록했던 8개월을 훌쩍 넘어설 걸로 보인다.

부작용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은행에 돈을 맡기는 게 오히려 손해면 자금이 주식이나 부동산 등으로 이동하기 쉽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그간 기업투자 활성화 등을 노려 정책적으로 금리를 낮췄는데 오히려 시중자금이 부동산으로만 흘러가 집값이 오르고 가계부채가 급증한 부작용이 나타났다”며 “현재 금리 수준이 지나치게 낮은 건 사실이므로 금리 인상에 대비할 시간을 준 다음 올리는 게 맞다”고 말했다.

권재희 기자 luden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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