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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금 흥청망청ㆍ히딩크 진실공방, 출구가 보이지 않는 축구협회

입력
2017.09.17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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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김호곤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사진=KFA

대한축구협회(이하 협회)가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을 불과 9개월 앞둔 아주 중요한 시점에서 최악의 삼중고에 직면했다. 지난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내내 부진한 경기력으로 민심을 크게 잃은 데다 전 임원들의 공금 유용 사건까지 터져 부패 이미지가 덧씌워졌다.

이때 여론을 등에 업고 구세주처럼 등장한 거스 히딩크(71ㆍ네덜란드) 전 대표팀 감독은 김호곤(66) 기술위원장과 진실 공방에 휩싸여 협회를 사면초가에 빠뜨렸다.

세계 6번째로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한 대표팀은 곧바로 히딩크 감독 추대 여론이라는 블랙홀에 빨려 들어갔다. 본선 확정 직후 히딩크 측 관계자가 "한국 국민들이 원한다면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을 용의가 있다"고 전했고 이는 지난 14일 있은 히딩크의 기자회견을 통해 사실로 확인됐다. 히딩크는 “어떤 식으로든 한국 축구에 기여하고 싶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러나 김호곤 위원장의 대처는 논란을 부추겼다. 그는 본선 확정 후 귀국하는 자리에서 “불쾌하고 어이없다”며 “제안은 물론 만날 의사도 없다”고 못 박았다.

이후 노제호 히딩크재단 사무총장이 지난 6월 김 위원장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히딩크가 감독직에 관심 있다는 내용)가 공개되면서 파문이 증폭되자 당초 어떤 제안도 받은 적이 없다던 김 위원장은 협회를 통해 공식 입장을 내고 “국가대표팀 감독이라는 중요한 직책을 카카오톡(카톡) 메시지 한 통으로 제안하는 것은 적절한 방법이 아니라는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고 말을 바꿔 스스로 도덕성에 흠집을 냈다. 그러면서도 “당시 메시지 내용 자체가 적절하지 않았고 공식적인 감독 제안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방법이었기에 이 문자 메시지를 그 후로는 잊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진실 공방이 거세지는 가운데 협회는 조중연(71) 전 회장을 비롯해 고위 임원들의 법인카드 유용 비리가 드러나 안팎으로 힘든 상황에 처했다. 경찰에 따르면 조중연 전 회장 등 전ㆍ현직 임원 11명이 골프장, 유흥주점, 피부과 등에서 1억 원대의 협회 공금을 사적으로 사용한 혐의를 받고 불구속 입건됐다.

협회의 투명성과 신뢰도가 땅에 떨어지면서 일반 국민들마저 등을 돌리는 양상이다. 한국스포츠경제가 빅데이터 분석업체 Leevi와 함께 지난 4일부터 10일까지 ‘러시아 월드컵’에 대한 글 1만4,874건 및 댓글 38만4,909건을 분석한 결과 부정 여론이 무려 84.6%에 달한 반면 긍정은 단 15.4%에 그쳤다. 현재로서는 악화일로에 놓인 여론을 돌릴 어떤 터닝 포인트도 보이지 않는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협회는 "기술위원회 및 신태용(47) 감독과 협의해 히딩크 전 감독에게 조언을 구할 사항이 있으면 언제든지 요청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뒤늦게 내놓았으나 여전히 히딩크 감독이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맡을지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다.

한 축구인은 “애당초 협회 측의 대응부터가 잘못됐다”며 “히딩크라는 이름에 그렇게 공격적인 표현을 써가며 대응할 필요가 있었을까. 그런 제안을 해준 것에 오히려 감사해하면서 길을 열어주고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대처해나갔다면 이렇게까지 추한 모습으로 흘러오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축구계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 신태용 감독을 대신해 그 자리에 히딩크를 앉히는 건 명분도 없고 현실성이 떨어진다”면서도 “결국은 대표팀 경기력에 대한 실망이기 때문에 무엇인가 바뀌기 전까지는 쉽게 비판 여론이 가라앉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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