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시리아 동부 거점을 놓고 탈환 경쟁을 벌이는 미국 주도 연합군과 러시아ㆍ시리아 동맹군 사이 충돌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주도 연합군으로 활동 중인 쿠르드ㆍ아랍연합 ‘시리아민주군(SDF)’은 16일(현지시간) “오늘 오전 러시아군과 시리아군이 동부 데이르에조르에서 우리 대원을 겨냥해 공습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ㆍ시리아군과 쿠르드ㆍ아랍군는 그간 각각 유프라테스강을 경계로 각각 서부와 동부에서 IS와 격전을 치러왔으나, 동안에 위치한 데이르에조르는 양측 모두 영향력을 발휘하며 압박을 가해왔다. 데이르에조르는 IS의 ‘돈줄’이자 최후의 근거지로 꼽히는 곳이다. 앞서 미국과 러시아는 이같은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유프라테스강을 따라 ‘비분쟁 라인’을 운영해 왔다.
러시아는 쿠르드ㆍ아랍군의 주장을 즉각 부인했다. 러시아군 대변인 이고르 코나셴코프는 시리아 흐메이밈 공군기지에서 충돌 주장이 “가능하지 않은 얘기”라고 일축하며 “왜 우리가 그들을 공습하겠느냐”고 반문했다. 하지만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한 측근은 TV 인터뷰에서 SDF를 겨냥해 “모든 영토를 수복하기 위해 어떤 군대와도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습이 사실이라면 이 지역에서 미국과 러시아가 각 지원하는 양 동맹군의 첫 충돌이 된다고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지적했다. WP는 “시리아 아사드 정부군이 대부분의 전략적 거점을 탈환하면서 러시아가 이들을 적극 보호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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