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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계규 화백의 이 사람] 거침없는 김상조, 오만인가 자신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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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계규 화백의 이 사람] 거침없는 김상조, 오만인가 자신인가

입력
2017.09.16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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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저격수’란 별명만큼이나 취임 후 연일 기세를 올리던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에게 첫 시련이 닥쳤다. 강력한 대기업 정책을 잇달아 내놓으며 화제를 모았던 그는 최근 이해진 네이버 전 이사회 의장을 폄하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김 위원장은 지난주 한 인터뷰에서 “이해진 전 의장은 스티브 잡스처럼 우리 사회에 미래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말했고, 9일 이 전 의장 친구로 알려진 이재웅 다음 창업자가 김 위원장의 발언을 “오만하다”고 비판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여기에 벤처기업인 출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가세하며 사건은 더 커졌다. 안 대표는 “정치가 기업인을 머슴으로 보는 오만함이 그대로 드러났다”며 “3류인 정치가 1류인 기업을 깔보고 있는 셈”이라고 원색 비난했다.

결국 김 위원장이 11일 “자중하겠다”고 사과하면서 사태는 정리됐다. 김 위원장은 “이재웅 창업자의 정확하고 용기 있는 비판, 안철수 대표의 매서운 질책을 겸허히 수용한다”고 한껏 몸을 낮췄다.

하지만 그의 사과엔 ‘복선’이 숨어있다. 그는 통상 정치인이나 공직자가 사과에서 자주 쓰는 “오해였다”거나 “전달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표현을 쓰지 않고, “자중하겠다고”만 말했다. 네이버 관련 발언의 내용은 수정하지 않은 셈인데, 결국 국내 IT 공룡들이 애플처럼 혁신으로 큰 게 아니라는 평소 지론은 꺾지 않은 것이다. 설화(舌禍) 탓에 잠시 주춤하긴 했지만, 대형 포털의 정보 독점을 수술대 위에 올리려는 김 위원장의 행보는 흔들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날 것 그대로를 담은 발언도 김상조다웠지만, 미안하다고는 하되 평소 지론까지는 꺾지 않았던 사과 역시나 김상조다웠던 해프닝이었다.

세종=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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