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한 70대 운전자가 트럭을 몰고 고속도로를 8㎞나 역주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목격자와경찰의 신속한 대처로 무사히 상황이 마무리됐으나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뻔 했다.
15일 부산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에 따르면 14일 오후 8시43분께 김모(77)씨가 경북 경주시 동해선 고속도로 남경주 IC로 들어서 울산 방향으로 23㎞를 달렸다.
김씨는 고속도로 진입 당시에는 깨닫지 못했으나 교통 표지판 등을 보고 자신의 집과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을 알아 챘고, 곧 바로 차를 세우고 유턴해 왔던 길을 역주행했다.
이로 인해 정상적으로 달리던 차량 10여 대가 옆 차선으로 급히 피하는 등 일대가 교통 무법지대로 변했다. 김씨의 역주행을 목격한 운전자들의 112 신고가 잇따랐다. 경찰은 “이날 16건의 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곧바로 동해선 고속도로 범서IC에서 정상적으로 달리는 차량 10여 대를 세운 뒤 김씨의 트럭이 오기를 기다렸다가 현장에서 김씨를 체포했다. 김씨는 무려 8㎞를 역주행 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운전면허 취소 수준인 혈중알코올농도 0.183%의 만취 상태였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를 붙잡힐 당시 횡설수설할 정도로 만취한 상태였다”면서 “이렇게 긴구간을 역주행하는 동안 아무런 사고가 나지 않았다는 게 오히려 신기할 정도”라고 혀를 내둘렀다.
경찰은 김씨를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입건하고 술에서 깨면 정확한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0일까지 음주 운전자 200명을 적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80건의 2.5배나 된다.
부산=전혜원 기자 iamjh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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