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4일 “북한의 핵에 대응해 우리가 자체적으로 핵개발을 해야 한다거나 우리가 전술핵을 다시 반입해야 한다는 생각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며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
문 대통령은 이날 CNN ‘토크 아시아’에 출연해 “북한의 핵에 대해 우리도 핵으로 맞서겠다는 자세로 대응하면 남북 간 평화가 유지되기 어렵다”며 “동북아 전체의 핵 경쟁을 촉발시켜 동북아 전체의 평화와 안정을 저해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술핵 도입시 한반도 비핵화 명분이 사라지면서 동북아 전체로 핵무장 도미노가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다. 문 대통령은 다만 “북한의 핵과 미사일 고도화에 대응해 한국의 국방력을 높여나가야 할 필요는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생각을 같이한다”고 북핵ㆍ미사일 도발에 대응한 국방력 강화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문 대통령의 전술핵 발언은 국내에서 제기되는 전술핵 재배치 주장에 반대의 뜻을 분명히 하면서 논란을 끝내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의 통일외교안보 특보인 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교수도 이날 국회에서 한반도평화포럼 주최로 열린 강연을 통해 “핵무장은 핵확산금지조약(NPT)과 국제원자력기구(IAEA) 한미원자력협상에 따라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문 특보는 “핵무기 개발을 강행하면 국제 제재로 한국 경제가 초토화되고 한미동맹이 해체될 가능성이 크다”며 “일본의 핵무장을 촉발하고 중국과 러시아의 핵 위협에도 직면할 수 있다”고 조목조목 반박했다.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주한미군이 1991년 완전 철수시킨 전술핵을 재배치해서 북한과 ‘공포의 균형’을 이뤄야 한다는 주장이 국내에서 확산됐다. 특히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서 야당 일각의 주장 등을 인용하면서 전술핵 재배치를 거론해 논란이 번졌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의 13일 조사에서도 전술핵 재배치에 찬성하는 의견이 53.5%로 반대(35.1%) 의견보다 높았다.
정지용 기자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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