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20일 FOMC서 발표 전망
잣나 팔아 시중 풀린 유동성 흡수
5년간 5094조서 2490조원 규모로
한국도 자금 유출, 환율 상성 가능성
“이미 예견해 충격 안 커” 전망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보유자산 축소가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금융시장에 ‘또 다른 금리인상의 충격’이 발생할 지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연준은 오는 19,20일(현지시간)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보유자산 축소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지난 7월 “비교적 가까운 시일 내에 보유자산 축소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고 한국은행 뉴욕사무소도 지난 10일 연준의 보유자산 축소 발표 시점을 이달로 전망했다.
연준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제로 금리에도 경기가 부진하자 추가 부양을 위해 돈을 찍어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를 대거 사들이는 이른바 ‘양적완화’에 나섰는데, 이 때 사들인 자산을 줄이는 것이 이번 ‘보유자산 축소’ 계획이다. 금융위기 전 8,000억달러(약 905조원) 수준이던 연준의 자산은 지난 4월 기준 4조5,000억달러(5,094조원)까지 급증했다. 연준은 이 자산을 2022년 2조2,000억달러(2,490조원)까지 줄이겠다는 계획을 내비쳤다.
하지만 이런 보유자산 축소는 시중 유동성을 거둬들이는 조치여서 사실상 기준금리를 올리는 것과 같은 효과를 갖는다. 캔자스시티 연방은행은 “보유자산을 6,750억달러 줄일 때마다 기준금리가 0.25%씩 인상되는 효과가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이 경우 미국 내 시장금리 상승은 물론, 신흥국 투자 자금 지형도에도 큰 변화를 몰고 올 수 있다.
때문에 우리나라도 연준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보유자산 축소가 국내 주식ㆍ채권 투자금 유출이나 원ㆍ달러 환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2013년 벤 버냉키 당시 연준 의장이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을 언급하자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에서 외국인 투자자금이 급격히 유출되고 통화가치가 급락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당시 6월 한 달간 외국인이 5조원 이상 주식을 팔아 치워 코스피 지수는 11% 가까이 급락했고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넉 달간 1%포인트 급등하는 등 전 세계 금융시장이 크게 요동쳤다.
이윤석 한국금융연구원 국제금융연구실장은 “보유자산 축소가 시작되면 미국과 한국의 금리차가 줄어들면서 외국인의 국내 채권투자 규모가 줄어들고, 국내 금융사들이 좀 더 수익률이 높은 해외투자를 확대할 경우 원ㆍ달러 환율 상승 요인으로도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9월 보유자산 축소 발표가 이미 예견됐던 만큼 실제 시장 충격은 크지 않을 거란 분석이 많다. 정민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향후 자산축소의 방식도 점진적일 거라 다짐했기 때문에 우리 금융시장에 미치는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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