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애니멀(With Animal·인간과 동물, 언제나 함께)’ 라는 주제 아래 올해로 다섯 번째 ‘순천만세계동물영화제’가 오는 15일부터 5일간 전남 순천에서 열린다.
순천만동물영화제는 동물을 주제로 한 영화들을 한자리에 볼 수 있는 것뿐 아니라 동물과도 함께 관람할 수 있는 게 특징. 올해는 단편영화 포함 총 19개국 34편의 영화가 순천만 국가정원 잔디마당과 CGV순천, 메가박스순천에서 상영된다.
잔디마당은 저녁 6시부터 무료 입장이 가능해 7시부터 상영되는 영화들을 반려동물과 함께 관람할 수 있다. CGV순천과 메가박스순천은 무료지만 반려동물과 동반은 불가능하다. 다만 메가박스순천의 경우 영화관 앞 반려견 놀이터인 ‘메가펫’을 운영해 영화 상영기간 동안에는 이곳에 맡겨놓고 영화를 볼 수 있게 할 예정이다. 동그람이와 한국일보 영화팀이 선정한 놓쳐서는 안될 영화 5편을 소개한다.
멸종을 막아라 (2015)
더 코브: 슬픈 돌고래의 진실로 2010년 아카메디 장편 다큐멘터리 상을 수상한 루이 시호요스 감독은 예술가, 과학자, 운동가들과 팀을 꾸려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들의 실상을 드러낸다. 지구 곳곳을 다니며 암시장에 잠입하고, 첨단 기술을 동원해 탄소배출량과 생물 종 멸종의 관계를 기록해 내는 다큐멘터리다.
인디뮤지션이자 다큐멘터리 작가인 원종우씨는 앞서 제9회 DMZ국제다큐영화제에서 이 영화를 추천하면서 “상어의 고기와 뼈를 얻기 위한 비인도적인 만행들과 그것들이 거래되는 현장에 잠입해 탐사보도의 관점에서 접근하면서 한편으로는 대양을 가로질러 대화하는 고래의 이야기들을 녹음해 풀어낸 과학기술을 보여준다”고 소개했다. 인간이 초래하는 기후 변화의 실상을 알려주면서 우리가 왜 생태계 전체에 위험한 존재인지 총체적으로 느끼도록 이끈다고 했다.
2015년 선댄스영화제에서 처음으로 공개된 이후 캐나다 밴쿠버국제영화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등 세계적인 영화제들에서 상영됐다. 감독 루이 시호요스.
레드독: 트루 블루 (Red Dog: True Blue, 2016)
개막작이기도 한 이 영화는 오스트레일리아 서부 필바라 지역 자연 속 할아버지 댁으로 가게 된 도시 소년과 전설이 되는 개 레드독의 만남과 모험을 다룬 코미디다. 열 세살 소년인 믹은 사이클론이 지나간 후 홍수 속 강아지를 발견하게 되고 떨어질 수 없는 사이가 된다. 믹은 다시 학교로 돌아가야 하기로 결정된 이후 블루라고 이름 지은 반려견과 도망칠 결심을 하게 된다.
2011년 개봉해 오스트레일리아 영화사상 흥행 11위에 올랐던 ‘레드독’의 앞 이야기를 다룬 것으로, 실화를 토대로 한 소설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2017년 베를린국제영화제 청소년 부문 '제너레이션 K플러스' 상영작이기도 하다. 감독 크리브 스텐던스.
내 어깨 위 고양이, 밥 (A Street Cat Named Bob·2016)
우연한 만남을 통해 새로운 삶의 기회를 맞이하게 된 거리 뮤지션 제임스 보웬과 고양이 밥의 실화를 토대로 한 베스트셀러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아무런 희망도 기대도 없이 살아가던 버스킹 뮤지션 보웬은 길거리에서 상처 입은 고양이를 우연히 만난다. 자신과 비슷한 처지인 밥을 위해 생활비를 털어 밥의 상처를 치료해 주고 헤어졌는데 어느 틈엔가 고양이가 그의 옆자리를 지키고 있게 된 것이다. 보웬은 고양이에게 밥이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사람들의 따뜻한 환호 속에 버스킹 공연을 이어나가게 된다. 소외된 두 존재가 서로를 치유해가는 과정을 어쿠스틱 음악과 함께 따뜻하면서도 감성적으로 담아내 호평 받았으며, 실제 사연의 주인공인 고양이 밥이 극중 밥으로 출연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감독 로저 스포티스우드
크리스무스 이야기(2013)
꼬마 맥스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아버지가 집에 못 오게 되자 실망감을 감추지 못한다. 그러던 중 몸 길이가 3m에 달하는, 사슴과 가운데 몸집이 가장 거대한 무스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산타클로스와 함께 시험 운전을 나다 방향을 잃고 다리를 다쳐 맥스의 지붕을 뚫고 떨어진다. 무스와 산타클로스가 만나지 못하면 올해 아무도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지 못한다. 무스와 산타클로스를 날게 도울 수 있는 건 맥스의 몫이다. 새하얀 눈으로 가득한 화면과 가슴 따뜻한 우정 이야기는 온 가족이 함께 봐도 좋다는 평가다. 감독 로렌스 블록.
옥자(2017)
강원도 산골 소녀 ‘미자에게 슈퍼돼지 옥자는 10년 간 함께 자란 둘도 없는 친구이자 소중한 가족이다. 자연 속에서 평화롭게 지내던 어느 날, 글로벌 기업 ‘미란도’가 나타나 갑자기 옥자를 뉴욕으로 끌고 가고, 미자는 할아버지의 만류에도 무작정 옥자를 구하기 위해 위험천만한 여정에 나선다.
지난 6월말 이 영화는 일부 극장과 세계 최대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OTT) 업체 넷플릭스를 통해 개봉했다. 하지만 옥자는 극장 스크린에서 봐야 감동적이라는 평이 많다. 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에서 호랑이를 구현한 에릭 안 드 보어 시각효과 감독이 참여해 실존 동물처럼 구현한 옥자와 영화에서 약 3분의 1정도의 분량을 차지하는 산 속의 풍경을 제대로 보고 싶다면 말이다. 또 봉준호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압도적인 화소수의 알렉사 65 카메라로 촬영했다며 자신감을 드러낸 바 있다.
옥자를 보고 난 관객들은 ‘잠시나마’ 고기를 먹지 못하겠다는 평을 하기도 했다. 영화적 매력 외에도 공장식 축산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를 갖게 하는 건 분명하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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