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TV연설 통해 ‘평화 촉구’ 예정
미얀마 최고 실권자인 아웅산 수치 국가자문역이 마침내 ‘로힝야족 사태’에 입을 연다.
13일 AFP통신에 따르면 미얀마 정부 대변인은 이날 “수치 국가자문역이 19일 국가적 화해와 평화를 촉구하는 TV연설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수치 자문역이 로힝야족 탄압 문제와 관련해 공개 입장을 내놓는 것은 지난달 25일 정부군과 로힝야 반군 간 유혈 충돌이 시작된 지 20여일 만이다.
‘인종청소’를 연상케 하는 미얀마군의 무자비한 진압이 계속되면서 지금까지 로힝야족 거주지인 북부 라카인주에서 인근 방글라데시로 피신한 난민은 전체 인구(110만명)의 3분의1이 넘는 38만여명에 이른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이날 관련 논의를 위해 긴급회의를 열 정도로 학살 사태는 국제사회의 핵심 현안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수치 자문역은 그간 인종청소 논란에 침묵과 방관으로 일관해 거세 비난을 샀다. 심지어 정부기관을 통해 살인과 성폭행 등 미얀마군의 각종 인권 탄압 사례를 거론한 외신 보도를 ‘가짜뉴스’로 치부하기도 했다. 부적절한 처신이 연일 부각되면서 그의 노벨평화상수상(1991년)을 철회해야 한다는 온라인 청원에 40만여명이 서명한 상태이다.
수치 자문역도 이런 비난을 의식한 듯 당초 19~25일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에 참석하기로 했던 계획을 전격 취소했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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