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이 심야 ‘끝장토론’을 벌인 끝에 조기 당원대표자회의(전당대회)를 열어 지도부를 꾸리기로 했다. ‘유승민 비상대책위’를 둘러싸고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결과다.
바른정당은 13일 오후 8시부터 4시간 동안 심야 의원총회를 한 끝에 늦어도 올해 11월 30일 안에 당원대표자회의를 개최해 새 대표를 선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그때까지는 주호영 원내대표가 대표 권한대행을 맡는 임시 지도부가 유지된다. 주 원내대표는 “당헌 상 대표직이 궐위가 되면 30일 이내에 새 대표를 선출해야 하나 정기국회와 추석 연휴, 국정감사 등의 부득이한 사유로 전대 시기를 늦추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의총에서는 사실상 ‘유승민 비대위’를 놓고 찬반 양론이 맞섰다. 주 원내대표는 “비대위 구성에 반대하는 의원이 있는데도 비대위로 가기는 어렵다는 데 공감대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하태경 최고위원도 “비대위가 구성되더라도 일시적인 체제이니 어차피 전대는 열어야 한다”며 “다수가 조기 전대를 열어 당을 빨리 안정시키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이는 비대위가 싫다면 당헌ㆍ당규대로 조기 전대를 열어 새 대표를 선출하면 된다는 유 의원의 주장과, 즉각적인 ‘유승민 비대위’로의 전환에 제동을 건 김무성 의원의 견해를 절충한 안으로 해석된다. 이날 의총에 앞서 김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지금은 당이 분열하면 안 되는 시기”라며 어느 쪽이든 반대자 없이 모두가 동의하는 결론을 도출해야 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날 의총에는 금품수수 의혹으로 물러난 이혜훈 전 대표를 제외한 소속 의원 19명 전원과 원외인 권오을ㆍ진수희ㆍ이준석 최고위원이 참석했다. 당 소속 단체장인 남경필 경기지사도 모습을 드러냈다.
바른정당은 앞서 10일 의원단 만찬에서도 이 사안을 논의했으나 김무성ㆍ이종구 의원 등이 ‘유승민 사당화’ 등을 이유로 반대하면서 당내 합의가 무산된 바 있다. 만찬 초반 김 의원과 유 의원이 ‘화합의 입맞춤’ 퍼포먼스를 할 정도로 화기애애 했던 분위기도 찬반을 주장하는 의원들의 논박으로 아무 결론도 내지 못한 채 어색하게 끝났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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