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으로 최장기간 입원 치료를 받던 74번 환자 이모(73)씨가 2년여 투병 끝에 숨을 거뒀다.
13일 질병관리본부와 삼성서울병원 등에 따르면 2015년 6월8일 메르스 확정 판정을 받았던 이씨가 폐섬유화와 심부전증 등 후유증을 앓아 장기 입원해 치료를 받던 중 증세가 악화돼 이날 새벽 숨졌다. 사인은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기록됐다.
메르스는 이씨의 가족들을 괴롭혔다. 2015년 5월 이씨의 아내(73번 환자)가 급체해 삼성서울병원응급실을 찾았다가 메르스에 감염되고, 보호자로 동석했던 이씨도 옮았다. 당시 만삭이었던 이씨의 딸(109번 환자)과 사위(114번 환자)도 메르스에 걸렸다. 다행히 가족들은 완치 됐다. 기저질환으로 부정맥을 앓았던 이씨는 메르스 감염 당시에도 인공호흡기와 에크모 장착을 하는 등 병세가 심각했고, 완치 판정 이후 폐가 딱딱하게 굳는 폐섬유화 등 후유증을 앓았다.
메르스는 2015년 5월 중동을 다녀온 60대 남성이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초동 대응 실패 탓에 전국으로 퍼져 186명이 감염돼 38명이 숨졌다. 사망진단서 공식 확인 절차를 거치면, 이씨는 39번째 희생자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씨의 장례식장에 조화를 보내 고인을 추모했다.
한편 정부가 2015년 12월24일 메르스 ‘상황 종료’를 선언한 이후 메르스 확진 환자는 없다. 질본에 따르면 지난해 1월1일부터 이날까지 총 331명의 의심환자가 신고됐지만 국가지정 격리병원에서 역학조사와 확진 검사 등을 거쳐 모두 최종 음성 판정을 받았다.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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