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직 없이 일한 직원 불만 나올 수 있다”
실제 근무한 기간 비교해 3명 승진 제외
인천 남동구가 육아휴직을 쓴 8, 9급 직원들을 승진 대상에서 제외하는 차별행위를 한 사실이 인천시 감사 결과 드러났다.
13일 인천시의 ‘2017년 남동구 정기 종합감사’ 결과에 따르면 남동구 인사위원회는 지난해 승진후보자명부상 서열 1위인 행정직 A씨를 승진 대상에서 제외했다. A씨의 육아휴직기간이 근무경력으로 인정돼 경력 점수에 반영되는 것이 휴직 없이 근무한 직원들에게 불만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이유였다.
하지만 당시 승진후보자명부에서 경력 점수를 제외하고 근무성적 점수만 적용해도 A씨는 승진 대상에 포함(5명 중 2위)됐다. 인사위가 부당하게 A씨를 승진 배제한 것이다. 당시 인사위 회의에서 “육아휴직으로 인한 불이익은 옳지 않다”는 외부위원의 발언도 나왔으나 무시됐다.
A씨 외에도 같은 해 행정직 B씨가 2차례 승진에서 제외됐다. 육아휴직과 출산휴가를 써 실제 근무경력이 짧다는 이유였다. 결국 후 순위에 있던 직원을 포함해 8명이 승진했다. 2015년에도 육아휴직을 10개월간 사용한 행정직 C씨가 탈락됐다.
인천시는 감사 결과를 통해 “남동구 인사위는 육아휴직 사용자에게 당연히 불리한 실제 근무한 기간을 비교해 승진을 배제하는 차별행위를 했다”고 지적했다. 지방공무원법 제63조는 임용권자는 육아휴직을 이유로 불리한 처우를 해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남동구 인사위가 2015년과 2016년 3차례 승진 심의에서 위원들이 어떤 발언을 했는지, 어떤 논의 과정을 거쳐 육아휴직 사용자를 부당하게 탈락시켰는지를 확인할 수 없게 회의록을 부적정하게 작성한 사실도 감사에서 드러났다. 회의록을 회의결과 요약보고 문서로 대체했는데, 이는 지방공무원 임용령 제9조를 위반한 것이다.
인천시는 남동구에 주의를 요구하고 장석현 구청장에게 육아휴직 사용자 승진 배제와 부적정한 회의록 작성이 재발하지 않도록 교육 등을 실시할 것을 권고했다.
남동구 관계자는 “임용 후 실제 근무한 기간이 6개월로 짧거나 복직한지 얼마 안된 직원들을 인사위가 승진에서 제외하는 잘못이 있었는데 당시에 바로잡지 못했다”라며 “탈락자들은 모두 다음 심의에서 승진이 됐다”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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