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완과 홍종현의 우정은 깨져버린 그릇과도 같았다. 하지만 임시완이 가장 슬프고 가장 분노한 순간, 그의 벗은 자신의 목숨을 내놓으면서 다시 우정을 지켜냈다.
지난 12일 밤 방송한 MBC ‘왕은 사랑한다’ 35, 36회는 왕린(홍종현 분)의 내레이션 “나는 언제나 한 발짝 느렸다. 내가 느려서가 아니라 애초부터 한발자국 뒤에 있어서다. 좋아하는 너를 뒤에서 보는 게 좋았다. 그래서 그 자리가 편했다”로 시작했다.
이날은 왕비(장영남 분)의 죽음으로 분위기가 어수선했고 린이 떠나기에 좋은 날이었다. 스승 이승휴(엄효섭 분)의 “떠날 땐 뒤를 돌아보지 않는 것”이라는 말에도 린은 “발목에 돌이 메인 것 같다”며 자신뿐만 아니라 은산(임윤아 분)이 지금 왕원(임시완 분)을 떠날 경우 그가 혼자 남게 될 것을 걱정했다.
원은 린이 산을 찾아올 것을 염두에 두고 산을 인질로 삼기로 했다. 또 원은 산에게 “네 마음 린에게 가는 것 모른 척 해주마. 그러니 접어라. 그래야 린이 살 길이 생긴다”라며 질투했다.
예상대로 린은 산을 만나러 왔으나 오히려 세자의 아버지인 충렬왕(정보석 분)을 살릴 해독제를 찾아달라고 부탁했다. 산은 린에게 “지금 저하께 가서 설명하자. 이해해주실 거다”라고 말했지만, 린은 “이해해 주시지 않길 바란다”며 언제나 자신의 일이라면 두 팔 걷어 부치고 나섰던 원의 모습을 회상했다.
과거 원과 린이 처음 만났던 시절, 원은 린에게 자신의 이름을 불러주고 벗답게 대하라고 요구 했었다. 하지만 그때도 린의 아버지는 세자에겐 벗이 있을 수 없으니 진짜 벗이 되려고 하지 말라는 말을 했다. 린은 “아버지는 그리 말씀하셨지만 참된 벗과 아닌 벗은 어찌 다른가. 어디쯤에서 마음을 멈춰야 했는가. 나는 알지 못했다”라고 생각했다.
린의 형 왕전(윤종훈 분)은 린이 역모를 꾸미고 있다는 문서를 원에게 바쳤다. 원은 린을 잡으러 가서 무릎을 꿇으라고 했지만 린은 자신의 목숨을 걱정하는 것보다 충렬왕의 안위와 간신들을 뿌리 뽑아야 된다는 것을 주장할 뿐이었다. 분노에 가득 찼던 원에게 린의 말은 전혀 들리지 않았고 “이번엔 봐주지 않아도 된다. 나를 벨 수 있으면 베고 왕이 돼라”며 칼싸움을 요구했다.
린은 “언제나 너의 한 발자국 뒤에 있었다. 그래야 너를 온전히 지켜볼 수 있었다. 자칫 한 눈을 팔면 너는 부서져 버릴 것 같았다. 너는 늘 그렇게 불안해했다. 그런 너를 두고 이제 떠나야겠다. 미안하다. 나의 벗”이라는 내레이션과 함께 일부러 칼을 놓쳤다. 원의 칼은 린을 베었고 예상치 못한 일에 크게 놀랐다.
그동안 두 사람의 우정은 어떤 것도 끼어들 수 없을 정도로 두터웠다. 하지만 임윤아의 등장으로 그 틈은 점점 벌어져 왔다. 임시완은 홍종현을 끝까지 믿으려고 했으나 극한의 상황과 마주치자 드디어 분노하기 시작했고, 그 순간 홍종현은 진짜 속내인 임시완에 대한 마음을 드러내며 참된 벗임을 피로 증명한 것이다. 두 사람의 슬픈 우정의 끝이 어디쯤에서 멈출 수 있을지 귀추가 모아진다.
이주희 기자 lee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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