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루 사나이’ 이범호(36)가 354일 만에 그랜드슬램을 작렬했다.
이범호는 12일 인천 SK전에 7번 3루수로 선발 출전해 로저 버나디나의 선제 솔로포로 1-0 리드를 안은 3회초 2사 만루에서 상대 선발 문승원의 초구 시속 146㎞ 직구를 받아 쳐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25m 만루포를 터뜨렸다. 이범호의 만루홈런은 2016년 9월23일 창원 NC전 이후 354일 만이며, 개인 통산 16번째로 부문 선두를 굳건히 했다. 또 이 홈런으로 3년 연속 20홈런(33번째)을 달성했다.
이범호는 이날 경기 전까지 시즌 타율이 0.252에 그쳤지만 만루에서는 0.313로 강했다. 지난 시즌에도 만루에서 0.429 2홈런을 기록했고 2015년 0.444 3홈런, 2014년 0.667 3홈런으로 유독 만루 상황을 즐겼다. 만루에 강한 비결을 물을 때마다 “만루가 되면 주자가 안 보인다”며 “주자가 없다고 생각하고 부담 없이 타격을 하다 보니까 많이 나오는 것 같다”고 설명하는 이범호다.
선두 KIA는 이범호의 만루홈런과 팻 딘의 6이닝 2실점 호투에 힘입어 6-2로 승리하고 선두 자리를 굳건히 했다. 지난달 28일 허리 통증 탓에 2군으로 내려갔던 베테랑 불펜 요원 임창용은 15일 만에 돌아와 1⅓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잠실에서는 4위 롯데가 LG를 2-1로 누르고 5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한 발짝 다가섰다. 출산 휴가를 마치고 돌아온 외국인 투수 브룩스 레일리가 7⅔이닝을 4피안타 1볼넷 9탈삼진 1실점으로 틀어막고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레일리는 지난 3일 부산 한화전에 등판한 이후 아내의 출산 때문에 4일 미국으로 출국해 8일 돌아왔다.
넥센은 고척 kt전에서 2-0 승리를 앞뒀으나 구원진의 난조로 9회 동점을 허용한 뒤 연장 10회 접전에서 결국 2-3으로 졌다. 6연패에 빠진 7위 넥센은 정규리그 10경기를 남겨두고 66승2무66패, 승률 5할로 내려앉아 ‘가을 야구’ 막차 탑승에 빨간 불이 켜졌다. 대구에서는 한화가 삼성을 6-2로 제압했다. 한화 선발 알렉시 오간도는 6이닝 2실점(1자책)으로 시즌 10승(4패)째를 수확했다. 한화 외국인 투수로는 2007년 세드릭 바워스(11승), 2015년 미치 탈보트(10승)에 이어 세 번째 두 자릿수 승리 투수가 됐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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