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블랜드 인디언스는 지난해 19년 만에 나간 월드시리즈에서 시카고 컵스에 3승4패로 아쉽게 패했다. 컵스의 108년 묵은 ‘염소의 저주’가 풀린 반면 68년 된 ‘와후 추장의 저주’를 끊어내지 못한 클리블랜드는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가운데 가장 우승이 오래된 팀의 자리를 물려 받았다.
권토중래한 클리블랜드는 올 시즌에도 꾸준한 레이스로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선두를 달리다가 막판 폭주하면서 이번 주 역대 최다 연승 신기록에 도전한다. 클리블랜드는 12일 디트로이트를 11-0으로 완파하고 19연승을 내달려 뉴욕 양키스(1947년)와 함께 역대 최다 연승 공동 3위로 뛰어올랐다. 무승부를 뺀 이 부문 메이저리그 기록은 1935년 시카고 컵스의 21연승이다. 오클랜드가 2002년 20연승을 달려 2위에 자리했다. 무승부를 포함하면 1916년 뉴욕 자이언츠의 26연승이 최고 기록이다. 클리블랜드는 전날까지 연승 기간 팀 타율 3할9리에 홈런은 37개를 기록했고, 121득점으로 경기당 평균 7점에 가까운 파괴력을 자랑했다. 팀 평균자책점도 1.78로 철벽에 가까워 어느 팀도 당해낼 수 없는 완벽한 공수 조화를 뽐내고 있다. 19연승 동안 132점을 득점하고 32점만 실점해 득실점 차가 '+100'에 달했다. 6차례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고 6번 상대 팀을 영봉으로 묶었다.
최다연승 KBO리그 기록은 SK가 2009~10년 두 시즌에 걸쳐 달성한 22연승이다. 단일 시즌(2009년 19연승)만 해도 아시아 기록이기도 하다.
클리블랜드와 정반대의 상황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팀은 LA 다저스다. 12일 샌프란시스코에 6-8로 진 다저스는 이달 초만 해도 정규리그 112승을 거둘 페이스였지만, 73년 만에 11연패 수렁에 빠져 팀 운영에 빨간 불이 켜졌다. 브루클린 다저스 역사를 포함해서 11연패는 1944년 16연패 이후 73년 만에 첫 기록이다. 또 통계회사인 엘리어스 스포츠뷰로에 따르면, 다저스는 한 시즌에 15승1패와 1승15패를 모두 경험한 최초의 팀이 됐다. 다저스는 밀워키에 0-3으로 패한 지난달 27일 이후 17경기에서 1승16패로 무너졌다.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가 등판해 1-0으로 이긴 지난 2일 샌디에이고전이 마지막 승리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야구 인생 중 가장 힘든 시기"라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뉴욕타임스는 한 계산법에 따르면, 다저스처럼 승률 6할4푼3리를 올린 팀이 10연패에 빠질 확률은 '1%의 ⅓'로 아주 낮다고 강조했다. 이 신문은 엘리어스 스포츠뷰로의 통계를 인용해 정규리그에서 10연패를 당한 팀이 월드시리즈 정상에 오른 적은 한 번도 없다고 소개했다. 정규리그에서 9연패를 당한 뉴욕 양키스가 1953년 월드시리즈에서 정상에 오른 게 최다 연패팀의 우승 사례다.
한편 추신수(35ㆍ텍사스)는 2타점 2루타를 포함해 멀티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로 팀의 연패 탈출에 앞장섰다. 추신수는 12일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의 글로브 라이프 파크에서 열린 시애틀과 홈경기에 2번 우익수로 선발 출전, 4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 1삼진을 기록했다. 시즌 타율은 2할6푼3리(490타수 129안타)로 약간 올랐다. 텍사스는 5-3으로 이겼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