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자의 이름이 붙여졌던 남미의 거리들이 제일기획이 만든 캠페인 광고를 계기로 그 명칭을 바꾸게 됐다.
12일 제일기획에 따르면 올해 초 브라질 인권단체 누클레오 메모리아와 함께 진행한 ‘수치심의 거리들(Streets of Shame)’이 큰 호응을 얻으며 독재자를 기념하는 거리 2곳의 이름이 바뀌었고, 5곳의 이름 변경이 검토 중이다. 이 캠페인은 중남미 국가에 여전히 과거 독재자들의 이름을 딴 거리가 많다는 점에 착안해 국민의 역사의식을 고취하기 위해 진행됐다. 브라질 상파울루의 과거 군부독재 시절 인사들의 이름을 딴 거리 표지판에 ‘히틀러’ ‘사담 후세인’ ‘무솔리니’ 등의 이름을 붙여놓고 시민들의 반응을 지켜보는 내용이다. 시민들은 독재자 거리명에 분노했고, 무심코 지나쳤던 거리의 이름을 다시 생각하게 됐다. 전 상파울루 시장을 비롯해 수많은 시민이 수치스러운 과거를 걷어내기 위해 뜻을 모았고 대대적인 인터넷 청원이 진행됐다.
브라질 전역에서 화제가 된 이 ‘수치심의 거리들’ 캠페인은 최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중남미 대표 광고제인 이베로 아메리칸 광고 페스티벌(FIAP)에서 금상을 수상했다. 같은 광고제에서 제일기획 칠레법인의 삼성전자 애드워시 캠페인은 동상을 거머쥐었다.
이에 앞서 제일기획은 지난달 상파울루에서 열린 ‘포파이 어워드 브라질’에서도 삼성전자 갤럭시S8 론칭 캠페인으로 선보인 이색적인 매장 쇼윈도로 금상을 받았다. 중남미 8개국에 진출한 제일기획은 “광고제 수상 외에도 신규 광고주 영입 등 중남미 전역에서 많은 성과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이성원 선임기자 sungw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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