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규리가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국정원)이 만든 ‘문화·연예계 블랙리스트’에 자신의 이름이 오른 것에 대해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김규리는 12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자신의 계정에 “이 몇 자에 나의 꽃다운 30대가 훌쩍 가버렸네. 10년이란 소중한 시간이”라며 “내가 그동안 낸 소중한 세금이 나를 죽이는 데 사용됐다니”라고 심경을 밝혔다.
국정원 개혁위원회는 11일 ‘MB정부 시기의 문화ㆍ연예계 정부 비판세력 퇴출 건’ 관련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명박 정부 당시 국정원은 영화와 방송 분야를 집중 관리하고 정부 비판적인 연예인을 퇴출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압박 활동을 벌였다. 김규리는 2008년 미국산 소고기 수입과 관련해 SNS에 “광우병에 걸린 소고기를 먹느니 청산가리를 먹는 것이 낫겠다”는 글을 올린 바 있다. 2014 세월호 참사 때는 SNS에 “아이들아, 어른들이 미안하다. 언제나 행복했으면 좋겠다 우리의 소망이 하늘에 닿기를”이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공개된 ‘문화·연예계 블랙리스트’에는 문화계 6명(이외수 조정래 진중권 등), 배우 8명(문성근 명계남 김규리 등), 영화감독 52명(이창동 박찬욱 봉준호 등), 가수 8명(윤도현 신해철 김장훈 등), 방송인 8명(김미화 김제동 김구라 등)까지 총 82명의 이름이 올랐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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