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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보고 그려낸 제네시스 G70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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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보고 그려낸 제네시스 G70 디자인

입력
2017.09.1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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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기사는 한국일보 모클팀 기자들이 직접 미스터리 쇼퍼로 나서 눈으로 체크한 뒤 작성한 G70 분석기입니다. 주최측이 촬영을 철저하게 금지한 터라 아쉽게도 사진은 없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양해를 부탁 드립니다.

마치 몽타주 그려내듯 직접 묘사한 제네시스 G70의 전면. 스케치 박혜연 기자
마치 몽타주 그려내듯 직접 묘사한 제네시스 G70의 전면. 스케치 박혜연 기자

지금까지 이런 신차 행사는 없었다. 더구나 국산차 브랜드에서 티저 광고가 아닌 소수의 예비 고객에만 실물을 공개하는 ‘감질맛’ 넘치는 마케팅을 고를 줄은 몰랐다. 서울 도산사거리에 위치한 현대모터스튜디오 서울이 이번 이벤트의 무대이자 전략적 교두보다. 타고 온 아이오닉 EV의 충전을 부탁하자 현대모터스튜디오 서울에는 충전기가 없단다. ‘흠칫’ 놀라는 표정을 짓자 리셉션 데스크의 아리따운 아가씨는 정말 미안하다는 듯 안타까운 표정으로 화답한다.

‘아, 교육 정말 잘 받았군. 거의 호텔 컨시어지급 대응인데?’ 브랜드를 상징한다는 직영 쇼룸에 자신들이 파는 전기차 충전기조차 없다니 잠시 어안이 벙벙했지만, 재치 넘치는 리셉셔니스트의 매력에 홀려 이내 잊어버렸다. 어찌 보면 이런 방식이 제네시스가 추구하는 ‘럭셔리’의 단면 같기도.

실내로 들어서자 스튜디오 5층으로 안내한다. 디스플레이에 제네시스를 소개하는 영상이 흐르고 있다. 피츠제럴드 전무는 서울의 의미를, 이상엽 상무는 타임리스 디자인을, 동커볼케 전무는 말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담아냈다는 디자인을 끊임 없이 얘기한다. 유튜브를 통해 익히 봤던 영상이라 그리 새로울 건 없었다. 언제고 기회가 되면 디자이너 인터뷰를 해볼까 싶었을 뿐!

전시장 한 켠에 주인공이 새까만 실크천을 덮어쓴 채 보무도 당당히 서 있다. 엠블럼 날개 끝에서 시작된 두 줄기 캐릭터 라인이 매끈한 천에 형태를 드리운다. 불쑥 솟아난 세 가닥 캐릭터 라인과 근사하게 부풀어오른 숄더의 입체감이 인상적이다. 해설을 맡은 진행자의 제품 설명이 끝난 뒤 누군가 커버를 벗겨냈다. 첫인상은 예상보다 훨씬 화려했고 라디에이터 그릴은 제네시스 시리즈 중 가장 멋지게 어울린다.

이번에는 4층으로 안내를 받았다. 한 켠에 위치한 바에서 음료를 받아 느긋하게 감상하라는 주최측의 배려다. 출시를 앞둔 석 대의 모델의 모두 전시되어 있었다. 가운데에 3.3 터보 G70, 앞쪽에 2.0t, 뒤쪽에 2.2d 모델이 전시됐다. 모델 구성을 감안한 상징적인 배치다. 신차에 얼마나 자신이 있었으면 디자인 공개 행사를 이렇게 뜸들이며 은밀하게 진행할까? 그래, 디자인부터 시작하자.

#유러피언 감각이 스민 디자인

제네시스 EQ900과 G80, G70의 전면을 나란히 비교하니 패밀리룩을 잘 드러내면서도 각자 개성을 잘 살렸다. G80이 더블버튼 수트를 차려 입은 중년신사라면, G70은 깔끔한 싱글버튼 수트를 늘씬하게 입은 운동선수 같았다. G900이 품격 있는 장년이라면 G70은 세련된 청년이었다.

G70 전면에는 제네시스 브랜드의 메시 타입 크레스트 그릴을 넓게 배치했고, 가로 두 줄과 원형으로 꾸민 LED 헤드램프를 양쪽으로 연결시켰다. 첫눈에 깔끔한 인상과 낮은 차체, 늘씬한 비율이 들어온다. 그릴 하단 범퍼의 에어 인테이크를 통해 과감하고 공격적인 인상을 표현했다.

메시 타입 크레스트 그릴과 근육질 파라볼릭 라인이 두드러진 제네시스 G70. 스케치 박혜연 기자
메시 타입 크레스트 그릴과 근육질 파라볼릭 라인이 두드러진 제네시스 G70. 스케치 박혜연 기자

짧은 오버행과 롱 노즈, 노즈 다운과 쿠페 라인이 만나 군살 없이 잘 빠진 옆모습을 연출한다. 파라볼릭 라인이라 부르는 옆면의 굴곡이 캐릭터라인과 함께 가운데를 잘록해 보이게 한다. 후면은 트렁크 리드를 봉긋하게 올려 스포티함을 강조하고, 양끝단에 L자형의 램프를 배치해 차폭이 넓어보이는 효과를 냈다. 하단 양쪽에는 타원형의 블랙 머플러 팁이 자리잡고 있다. 모든 램프는 LED가 사용됐지만, 후면의 방향지시등과 보조제동등에만 전구가 들어갔다고 한다.

실내는 클러스터와 디스플레이가 일직선에 있는 수평 레이아웃을 적용했으며 운전석을 향해 센터페시아가 15도 틀어져있다. 운전자의 시야 분산을 줄이기 위한 디자인이다. 퀼팅 패턴의 가죽이 도어트림과 시트에 모두 사용됐고 다이얼과 버튼류는 틈새가 적고 질감이 좋게 잘 마감됐다. 전체적으로 고급스러운 느낌은 드나 작은 공간에 많은 것들이 꽉 들어차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G70이 자랑하는 다양한 안전 편의 사양을 조작하기 위해서는 제품설명서를 며칠간 공부해야할 것 같다.

뒷좌석은 중대형 세단과 비교하면 좁은 편이다. 쿠페형 디자인 덕분에 머리공간도 좁다. 센터 터널이 높게 솟아있어 뒷좌석 가운데에 사람이 앉기에는 힘들어 보인다. 고급 세단이라면 중대형 이상을 떠올리는 사람에겐 분명 좁게 느껴질 테다.

3.3 터보 모델을 꼼꼼히 살펴본 후, 반대편에 전시된 2.0 터보 모델로 눈을 돌렸다. 분명 같은 디자인인데 강렬함이 덜 하다. 3.3 터보에 는 19인치 휠과 255/35ZR19인치 타이어가 적용되어 있었고, 2.0에는 18인치 휠에 225/45R18 타이어가 끼워져 있었다. 헤드램프 안쪽 색도 달랐다. 2.0 터보에는 크롬, 3.3 터보에는 다크 크롬이 적용돼 있었다. 3.3 터보 모델의 다크 크롬이 어두운 차체색과 연결되어 빛이 나오는 부분만 더욱 또렷하고 선명해 보였다. 또 3.3 터보 모델의 헤드램프 베젤, 그릴 등 구석구석에 브론즈 악센트가 더해져 있었다.

글 박혜연 G70 3.3T 추천

#D세그먼트 최고의 ‘가성비’

현대차가 제네시스 G70의 가격을 3,750만원~5,230만원 선으로 책정할 예정이다. 2.0 터보, 2.2 디젤, 3.3 터보로 구성된 세가지 라인업과 각각의 세부 트림에 따라 달라지겠으나 평균 4,490만원 선이다. G70의 경쟁모델로 꼽히는 BMW 3시리즈와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와 비교해 약 1,000만원이 더 저렴한 가격이다.

여기에 엔트리 트림의 경우 국내 양산차 중 유일하게 프리미엄을 내세운 제네시스 브랜드의 차량을 3,000만원대에 구입할 수 있음은 구입 비용과 유지 관리 및 중고차 잔존가치를 감안하면 더욱 경쟁력이 있어 보인다.

G70은 단순 프리미엄 브랜드 중 경쟁력 있는 가격뿐 아니라 스펙을 놓고 보더라도 동급 경쟁 모델 대비 우수한 상품성으로 무장해 일명 ‘가성비’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외관 디자인에 대한 호불호를 차치한 뒤 실내만 보더라도 고급 내장재가 눈길이 닫는 곳곳에 자리하고 숙련된 장인이 아닌 로봇의 기계적 터치라 해도 원가 상승 요인이 될 수 밖에 없는 퀄팅 처리된 가죽 도어 트림과 나파가죽 시트를 아낌없이 사용한 부분은 차량의 고급스러움을 극대화한 단면이다.

사양 면에서도 3.3 터보의 경우 정지에서 100km/h 도달까지 4.7초의 순발력과 최대 270km/h를 달릴 수 있는 동력성능으로 무장해 동급에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한다. 여기에 가변 기어비 스티어링(VGR), 전자제어 서스펜션, 랙 구동형 전동식 파워 스티어링(R-MDPS), 다이내믹 토크 벡터링 시스템, 기계식 차동기어 제한장치(M-LSD) 등 경쟁차 대비 놀라운 상품구성을 자랑한다. 이런 구성의 BMW와 벤츠를 찾는다면 M 시리즈와 AMG 라인업으로 눈높이를 올려야 한다.

결론적으로 G70의 상품성은 경쟁모델인 3시리즈, C클래스, A4, XE 등과 견줘도 절대 부족함이 없다. 여기에 가격 경쟁력을 더하면 매력은 배가되며 "4000만원에 어디 가서 이런 차를 사!"만 읊조리게 된다. 특히 국내의 경우 현대차의 막강한 서비스 인프라를 감안하면 G70의 ‘가성비’는 우월하게 느껴진다. 다만 ‘몽블랑’의 만년필과 ‘까르띠에’ 시계를 가성비로 평가할 수 있을지는 소비자의 몫으로 여겨진다.

글 김훈기 G70 2.0T 추천

#챔피언 3시리즈를 겨눈 상품성

제네시스 G70의 캐릭터는 명확하다. 이 차는 달리기에 중점을 둔 스포츠 세단이다. G80보다 길이는 300㎜ 짧고, 높이도 낮다. 또한, 미간을 잔뜩 찡그린 듯 울룩불룩한 알루미늄 보닛과 다운포스를 위해 위로 약간 솟아오른 트렁크 뒤쪽 라인, 과감한 앞범퍼 디자인과 앞 휠의 공기 흐름을 원활하게 만들어주는 통풍구 그리고 붉은색 브렘보 브레이크 캘리퍼 등이 스포티한 캐릭터를 부각한다. 계기반 중앙에서 확인할 수 있는 G-포스 게이지와 랩타임 타이머, 주행 모드를 스포츠 모드로 돌렸을 때 시트의 가장자리가 부풀어 올라 옆구리를 옥죄는 기능 등이 이 차가 평범한 4도어 세단이 아님을 드러낸다.

G70의 파워트레인은 총 세 가지다. 그 중 202마력짜리 2.2ℓ 직렬 4기통 디젤 엔진을 얹은 모델은 수입 스포츠 세단 시장까지 겨냥할 것으로 보인다. G70 2.2 디젤의 가격대는 4,080만~4,375만원인데, 시야를 조금만 높이면 BMW 320d까지 아우른다. 올해 들어 지난 8월까지 총 4,000대가 팔린 320d의 가격은 5,150만~5,600만원대지만, 프로모션을 적용하면 실제 구입가는 4,000만원대로 떨어진다.

그래서인지 생김새만 봤을 때 G70의 구석구석에선 BMW의 이미지가 오버랩되기도 한다. 벤치마킹이라는 명분 아래 독일차에 뒤처지지 않으려고 애쓴 흔적이 역력하다. G70 2.2 디젤 모델의 타깃은 누구일까? 스포티한 주행 성능을 갖춘 세단을 사고 싶은데, 이미 기득권을 거머쥔 차보다 낮은 가격으로 좀 더 고급스러운 분위기의 국산차를 찾는 고객에게 적당해 보인다. 이 차의 달리기 능력이 더욱 궁금해지는 이유다.

글 조두현 G70 2.2d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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